서울, 이곳

눈 쌓인 겨울에도 나비 볼 수 있는 곳

등록 : 2020-02-20 14:58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어린 시절 나비를 쫓아다니며 한번쯤 흥얼거렸던 동요처럼 봄이면 흔하게 보는 나비를 겨울엔 만나기 어렵다. 그런데 사계절 내내 나비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2018년 10월 문을 연 노원구 불암산나비정원이다. 이곳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걸어 8분 거리에 있는 서울 최초 곤충 생태체험 학습관이자 주민 휴식 공간이다.

삿갓봉 근린공원을 지나 자동차 운전학원 못미처 산 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3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불암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지상 2층 규모의 나비정원이 나타난다. 본관 주변에는 날개를 펴고 관람객을 반기는 대형 나비 조형물, 2.6㎞에 이르는 무장애 숲길, 생태학습관과 철쭉단지 등이 있다. 평일에는 노원구는 물론 인근 자치구 어린이집 아이들이, 주말에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다. 개장 뒤 지금까지 11만8천여 명이 다녀갔다.

불암산나비정원 규모는 연면적 약 1448㎡(438평가량)다. 나비를 볼 수 있는 나비온실, 나비의 생태를 알려주는 시청각 교육장, 곤충학습관을 갖춘 본관 건물과 나비 먹이를 키우는 식물재배 온실이 있다.

본관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나비 모양의 작품이 눈길을 잡는다. 파란색 물포나비 등 300여 마리 나비로 만든 것으로 포토존 구실을 한다. 바로 옆에 마련된 곤충 체험대에서는 밀 껍질을 먹어서 ‘밀웜’이란 별명이 붙은 애벌레와 성충 딱정벌레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관람은 1~2층 복층으로 된 시청각 교육실부터 시작한다. 하루 두 번(오전 11시30분, 오후 2시) 나비의 성장 과정을 담은 3D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분량은 7분 정도이며, 상영 10분 전부터 입장해 선착순 100명이 볼 수 있다.

2층은 곤충학습관이다. 살아 있는 곤충들과 다양한 곤충 표본으로 꾸며져 있다. 외모, 감각, 재주, 개성, 교감의 5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어 보고 듣고 느끼면서 곤충의 생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 2급 곤충인 물장군과 두점박이사슴벌레가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보길 바란다.


나비온실은 나비정원의 핵심 시설이다. 나비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으로 자연채광을 위해 천장과 외벽이 투명유리로 돼 있다. 실내온도는 27도로 유지하고, 여닫이창 천장으로 바깥 공기가 들어올 수 있게 해놓았다. 요즘 같은 겨울에도 호랑나비를 비롯해 제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배추흰나비 등 10여 종 약 2천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닌다. 참고로 나비는 오전에 활동하고 오후에는 쉬기 때문에 움직임이 줄어든다.

나비온실의 우화대에서는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 모습, 아기자기하게 만든 동굴폭포에서는 물속에 사는 다양한 수서곤충을 볼 수 있다. 출구 쪽에는 야행성 곤충관과 사육 중인 나비 애벌레를 볼 수 있는 배양실이 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온실카페는 외부 부속건물인 식물재배 온실에 있다. 월계동에서 온 김윤미(50)씨는 “서울에서 한겨울에 나비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나비를 쫓던 어릴 적 생각도 나고, 나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살아 있는 곤충들도 있어 아이들한테도 좋은 것 같다”고 반겼다.

나비정원 입장료는 현재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입장 마감 오후 4시30분)까지다. 매주 월요일, 설날과 추석날엔 쉰다.

조윤희 노원구 미디어홍보과 주무관,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