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클린룸에 격리된 1인 창작가, 일주일 만에 작품 내놓기

퍼포먼스 포 프라이스: 클린룸(~6월19일)

등록 : 2020-05-21 14:30

일코노미. 처음엔 잘못 쓴 글자인가 했는데,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혼족’이 가져온 신조어란다.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성인남녀 3635명을 대상으로 트렌드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다. 10명 중 7명이 ‘혼족’이라고 답할 정도니, ‘혼밥’(혼자 밥 먹기), ‘혼여’(혼자 여행 가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이 더는 낯설지 않아 보인다.

공연 분야도 다르지 않다. 이를테면 ‘혼창’(혼자 창작하기)이라 부르는 1인 창작자가 등장했다. 이런 현상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와 연결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사진)이 현장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공동운영단과 함께 ‘퍼포먼스 포 프라이스(Performance for price): 클린룸’을 기획했다. 매주 금요일 남산예술센터 유튜브와 삼일로창고극장 페이스북에 공개되는 이 프로그램은 “공연예술가, 창작자, 관객에게 가성비란 무엇일까?”를 되묻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기 전부터 고립돼왔던 1인 창작자들이 삼일로창고극장에 격리돼 창작활동을 시작한다.

그들에게 적용한 기준은 생각보다 엄격하다. “공연 관계자 미팅은 대면과 비대면을 각 1회씩으로 제한하며 모두 1시간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 창작자에게 주어진 작업실은 극장 사무실이며, 누구도 내부에 들어올 수 없다. 예술과 가성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정리해야 한다. 주제와 방식은 자유롭되, 공연시간은 5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신록, 배선희, 석대범, 박하늘, 김은한, 신민 등 6명의 창작자는 주어진 규칙에 따라 일주일간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창작활동에 몰두한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공개된다.

이 프로그램을 제안한 허영균 기획자는 “작가 한 명만이 입장할 수 있는 작업실, ‘클린룸’을 통해 1인 창작자가 늘어난 현상이 공연 환경 때문인지, 예술가 개인의 능력과 성향의 변화가 불러온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장소: 남산예술센터 유튜브, 삼일로창고극장 페이스북 시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3289-9635

김영민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