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국립미술관은 반려견을 왜 관람객으로 초대했을까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25일)

등록 : 2020-10-15 15:15 수정 : 2020-10-15 15:22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500만 명이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가 됐다. 관련 산업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할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개관하고,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시행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생겼다. 이는 공공이 반려동물의 위상 변화를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최근 공공 미술관이 관람객으로 개를 초대하며 한 번 더 못을 박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변화 속에서, 미술관이 지향하는 ‘모두’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화두로 다룬다. 전시 기간에 미술관 공간 일부는 개와 그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어 반려동물이 공공장소에서도 가족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구성은 ‘인류세-광장’ ‘고통스러운 반려’ ‘소중한 타자성’ ‘더불어 되기’ ‘자연문화’ ‘움벨트’(Umwelt, 자기중심적 세계를 의미)와 같은 주제어를 바탕으로 전시·퍼포먼스·스크리닝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전시’에서는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한 썰매견의 이야기를 다른 관점으로 제안하는 정연두의 <토고와 발토-인류를 구한 영웅견 군상>, 자연을 과감하게 전시실로 가져온 조경가 유승종의 <모두를 위한 숲>(사진)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퍼포먼스’로는 인간 중심적인 상태를 벗어나 다른 무엇이 되기(becoming)를 시도하는 김정선X김재리의 <신체풍경>, 반려 로봇 아이보(Aibo)와 미술관을 산책하는 남화연의 (호기심 많은 아이)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크리닝 프로그램’에서는 ‘개, 달팽이 그리고 블루’라는 제목으로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5일까지 진행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www.mmca.go.kr)에서 예약 뒤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별도 공지가 있기 전까진 무료이다.

장소: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수·토 오후 9시까지) 관람료: 무료 문의: 02-3701-9500


전주호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