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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흥망성쇠 그린 ‘오일’,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 기념 무대 오른다

오일(OiL)(29~31일)

등록 : 2022-07-28 17:00

1889년 차갑고 어두운 농장,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는 메이는 낯선 방문객이 가지고 온 석유 램프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사랑을 버린다. 1908년 영국의 식민지 테헤란, 딸 에이미를 데리고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메이는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1970년, 메이는 다국적 석유회사의 대표로 일하며 안락한 삶을 누리지만, 일과 탐욕에 사로잡힌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딸과 갈등한다. 2021년 에이미가 엄마를 떠나온 바그다드 사막과 2051년 다시 어두운 싱거 농장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연극 <오일>(OiL)이 29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 무대에 오른다. 석유의 흥망성쇠 속에 계급주의, 여성주의, 제국주의를 비롯해 환경 문제까지 다양한 개념을 기발하게 그려냈다. 지난 20일 대학로에 새롭게 문을 연 대학로극장 쿼드의 개관을 기념하는 연극이기도 하다.

<오일>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영국의 극작가 엘라 힉슨의 작품으로 석유의 연대기를 따라 ‘메이’와 ‘에이미’ 두 모녀의 관계가 사실감 있게 펼쳐지는 여성 서사극이다. 석유가 본격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세기 말부터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2051년까지 한 세기 반 동안이 연극의 배경이다. 석유가 우리의 삶과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석유 이후 시대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는다.

소리꾼이자 전방위적인 창작자로 활동하는 이자람이 메이 역을 맡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헌신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준다. 야심에 찬 20대부터 딸과 갈등을 빚는 중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사도>와 <괴물>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박명신이 시어머니 마 싱거 역을 맡아 열연한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 쿼드 시간: 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시 관람료: 3만원 문의: 1577-0369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사진 극단풍경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