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서커스로 펼친 ‘굿과 위로’

‘서커스 캬라반 ‘가을’’ 출연 권해원씨

등록 : 2022-09-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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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기를 바랍니다.”

24~25일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T4에서 진행하는 서커스 시즌제 ‘서커스 캬라반 ‘가을’’에 출연하는 권해원(31)씨는 자신의 작품인 ‘해원’(解願)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미 추석 연휴에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커스 캬바레’에서 서커스에 최적화된 장소로 자리잡은 문화비축기지에서 ‘돌아버리겠네’라는 작품으로 대중에게 공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해원’이 뽑혀 재공연에 나서게 됐다. 우리의 전통 샤머니즘인 ‘굿’과 서커스의 오브제인 ‘시어휠’을 활용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의미이다.

“저마다 가진 아픔을 누군가에게 토해내듯 이야기하면서 한을 풀어내는 내용입니다. 약 2m에 이르는 원 모양의 시어휠(사진)을 통해 하늘로 날아가는 몸짓으로 자연스러움을 표현한 것이죠.”

이 작품의 출발은 코로나19 때문에 작품을 발표할 수 없었던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에 경기문화재단에서 지원받은 영상작품에서 시작됐는데, 이후에 다양한 작업을 거쳐 지금의 완성작이 나오게 됐단다.

“예술인의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그때는 예술이 불필요한 요소인 것 같고, 내가 예술로 먹고살 수 있을지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당장 뭘 할지 얽매이지 말자고 스스로 위로했는데 나중에는 관객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권씨가 가진 재료가 서커스다보니 ‘위로’라는 키워드가 스며든 ‘굿’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작품에 접목한 것이라 설명했다. 지난 4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의 거리예술·서커스 창작지원사업 ‘서커스 상주형’에 선정된 그는 1년씩 작품 제작비를 지원받으며, 최대 3년까지 센터에서 마음껏 작품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서울의 대표축제에서 대중에게 공개되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이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작품을 보면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창작자가 요구한 의미를 부여받기보다는 관객이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것을 연상하면 어떨까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 권해원은 용인대 뮤지컬 연극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상주형 단체로 활동 중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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