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기다리기에 앞서, 우리도 성대모사의 달인이 돼보자. 예능프로그램 속 성대모사는 어떻게 만들어낼까. 다 노하우가 있다. 유일하게 박근혜 대통령을 성대모사했던 정성호는 오타쿠처럼 파고들라고 말한다. 영상이든, 말투든 백 번 이상은 보고 들어야 한단다. 우선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외모 특징 몇 개를 잡아내야 한다. 정성호는 박근혜 대통령의 헤어스타일과 살짝 웃는 미소를 포인트로 삼아 화제가 됐다. 2012년 <문화방송> 개그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 ‘나는 하수다’에서 박근혜 대통령 분장을 하고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은 성대모사의 ‘레전드’로 불린다. 가수 조용필은 어깨를 올리는 제스처가 중요하다.
외모가 엇비슷해졌다면 목소리 흉내가 관건이다. 따라 하고 싶은 대상의 특정 대사나 가사를 정하고, 백 번 이상은 듣고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가수 임창정은 “여보세요”를 “여보세에에요”라고 부르는 식이다. 노홍철은 ‘시옷’(ㅅ)을 ‘쌍시옷’(ㅆ)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보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도 노하우다. 최근 방송한 드라마 <혼술남녀>(티브이엔)에서 성대모사 잘하는 ‘공무원 시험 학원 강사’로 나온 민진웅은 “성대모사 대상자를 성대모사한 사람들을 성대모사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말한다. 김래원을 성대모사하려면 그를 따라 한 가수 지코의 영상을 분석하는 식이다.
티브이 속 성대모사 달인들이 말하는 노하우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화제의 인물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누구라도 먼저 최순실 씨 성대모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외모 따라 하기는 누리꾼들 사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니 참고하고, 검찰 출석 당시 말투만 분석하면 된다. 신발 한 짝 벗어던지는 신데렐라 콘셉트도 빼먹지 말고.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방송담당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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