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예술적 취향은 뭐지? 찾아가는 시간 즐기세요”

우리동네 예술인ㅣ관악구 ②

등록 : 2023-11-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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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핑톰무용단과 무버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김설진입니다. 관악구에서 지역 내 공간을 춤으로 담아낸 영상 프로젝트인 ‘스토리 인 관악’의 총연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스트리트 댄스 축제인 ‘G.I.G(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

젊은층이 모이는 지역은 청년이 거주하지 않고, 실상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여기 관악에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고 관악구가 젊은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좋은 바이브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요.

G.I.G 페스티벌에서는 1, 2회차 예술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 1회는 조금 더 젊은 사람들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는데요. 진행하다보니 의외로 지역에 사시는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도 많이 관람하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2회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그리고 옛날에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쳤던 세대도 와서 함께 즐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나이·성별을 다 떠나서 모두가 한군데 모일 수 있도록 고려해 진행했습니다.

예술가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대 혹은 사람들 앞에서 보여줄 기회인 것 같습니다. 막 시작한 친구들이나 아니면 경력이 없는 친구들은 자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기회를 투명하게 모두에게 열어줄 수 있는, 그리고 경력이 있고 나이가 있는 사람들과 막 시작한 어린 친구들끼리의 바이브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반대로 저보다 선배님인데 나이나 연차가 차면서 점점 설 기회를 잃어가는 예술가도 있는데 이런 분들이 설 기회를 제공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예술의 다양성 안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찾으시고, 찾아가는 그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 싫어하던 나물이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뀌어 맛있게 느껴지듯이 지금 당장은 본인한테 맞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르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이 있구나라고 선택지를 열어두면 언젠가 또 본인에게 맛있는 시간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김설진 G.I.G(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 예술감독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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