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책·사람으로 헛헛한 마음 채운다

도봉구 쌍문채움도서관

등록 : 2020-01-3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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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요즘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가 곁들여지는 지역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 이웃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와 마룻바닥에 앉아 장난감을 조립할 수 있다. 책을 빌리지 않아도, 읽지 않아도 좋다. 규모는 작지만 그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99개 시립·구립·작은 도서관이 있는 도봉구에 새 도서관이 지난 세밑에 문을 열었다. 우이천을 건너 쌍문교를 건너자마자 사거리 오른편, 높은 통유리와 재생지 빛의 건물이다. 통유리 중간중간 백색 가림막이 있어 멀리서 보면 책을 반쯤 펼쳐 세운 모양이다. 양각한 세로 명판을 향해 조금만 걸어가면 ‘쌍문채움도서관’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주말에 찾은 도서관은 이용객으로 붐볐다. 1층으로 들어서면 가운데 안내데스크, 왼쪽엔 어린이자료실, 오른쪽엔 북카페가 있다. 어린이자료실 분위기는 밝고 쾌적하다. 턱 없는 마룻바닥으로 시공해 아이들의 활동도 배려했다. 색지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제법 진중하게 책을 넘기는 아이들. 이곳에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아이들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자료실 제일 안쪽엔 공동육아나눔터가 있다. 담당 선생님이 상주하며 아이들을 돌봐준다. 육아에 지친 부모라면 이곳에서 우리 아이 친구도 만들어 주고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나눔터 한편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드게임, 만들기용품, 장난감도 있다.

공동육아나눔터 덕에 북카페도 성황이다. 간만에 아이들을 어린이자료실에 떼어 놓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는 부모들 표정이 밝다. 북카페엔 간단한 다과나 음료도 갖고 들어올 수 있단다.

2층엔 강당, 강의실, 야외 데크가 있다. 2월부터는 이곳에서 문화 강연과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도봉구 통합도서관 사이트(unilib.dobong.kr/main.do)에서 볼 수 있다. 테라스로 나서면 야외 데크가 펼쳐지고, 걸터앉아도 여유 있을 너비의 나무계단이 1층으로 이어진다. 도서관 길켠, 계단에 앉아 책을 펴들면 어느덧 당신도 풍경이다.

3층엔 어른을 위한 열람실과 종합자료실이 있다. 편하게 양반다리로 책을 보고 싶거나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면 열람실 중앙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가보자. 계단 끝, 비스듬히 지붕이 내려앉는 다락방이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누구나 홀가분해지는 곳이다. 사람이 많은 시간만 피한다면 아늑한 마루에 쿠션을 베개 삼아 책 읽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도봉구는 주민들이 집 가까이에서 문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구립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을 세우고 운영을 지원한다. 이번 쌍문채움도서관 역시 집 가까운 곳에서 주민들의 일상에서 느끼는 헛헛한 마음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쌍문채움도서관은 2년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 11월27일 준공했다. 12월14일 정식 개관 뒤 연말까지 대출 이용자가 1만3900명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저녁 8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이다.

2020년 쥐의 해, 새해 계획으로 독서를 목표로 삼았다면 지금 당장 집 근처 도서관으로 가보자. 집이 도봉구 근처라면 쌍문채움도서관으로 발길을 향하면 더 좋겠다.

정동훈 도봉구 홍보전산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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