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현대 사회에서 자살하는 ‘심청’이를 위한 치유의 몸짓

新청 랩소디(14~15일)

등록 : 2020-02-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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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까?” 아버지에게 드릴 공양미 300석을 대가로 인당수에 자신의 몸을 던진 심청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후 세월이 흘렀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이 시대 ‘심청’이들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신문을 도배했던 한 여성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히려 심청전에서 느꼈던 의문이 동일하게 반복된다는 생각마저 든다. 몇백 년을 사이에 두고 이런 자살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과거에 이미 경험한 것 같은 데자뷔에 빠진다. ‘높은 자살률’이라는 사회 문제를 끌어내 많은 이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무용극 <신(新)청 랩소디>를 14~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정길만 안무가는 이번 작품을 두고 ‘자유에 대한 헌정’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작품 제목에 ‘랩소디’를 넣은 것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 엿볼 수 있다. 여기에 고전소설과 판소리, 창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된 고소설 <심청>을 재해석했다. 이는 사회 문제가 끊이지 않는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의 위선과 부조리를 겪으며 인생의 끝자락에 서서 생사를 오가는 수많은 ‘청’이 존재하죠.” 정 안무가의 설명처럼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자살’을 과거에 비추어 미래로 다시 잉태하기 위한 치유와 헌정을 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공연은 한국무용에 기반을 뒀다. 무대 공간에는 모든 가능한 움직임을 열어놓고 연출했다. 한국·현대무용뿐 아니라 연기, 대사, 마임, 연주 등 다양한 장르와 오브제를 결합하고 해체했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시간: 금 오후 8시, 토 오후 5시 관람료: 5만원(R석), 3만원(S석) 문의: 010-4719-3348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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