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스타PD의 인생 후반전

에세이집 펴낸 주철환 교수

등록 : 2020-03-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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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

티브이에서 수많은 히트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한 피디(PD)였던 주철환(64)은 공석이든 사석이든 인생의 좌우명을 이렇게 되새겼다. ‘열심히 살기’보다 ‘즐겁게 살기’를 강조했던 그였기에 전혀 색다른 것도 아니다. 지금은 나영석, 김태호 등 제법 이름이 알려진 예능피디들이 있지만 스타 피디의 원조가 주철환이라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15권의 책을 발간할 정도로 독자와 소통하는 데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국어 교사로 시작해 국문학 박사로 오랫동안 글을 써왔던 그는 출판계에서도 편집자가 가장 좋아하는 필자로 정평이 나 있다. 틈날 때마다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신문이나 각종 지면을 통해 펼쳐온 그가 최근 자신의 좌우명을 제목으로 삼은 에세이집 <재미있게 살다가 의미 있게 죽자>를 펴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가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문화재단의 대표로 있을 때 일하는 스타일을 2년간 바로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그는 평소에 ‘더다이즘’을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는 예술의 생활화를 통해 ‘더’ 새롭고 ‘다’ 행복하게 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2020년 봄 학기를 마지막으로 방송사와 학교를 오가던 4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자유인이 되는 그에게 이번 신간은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선언이자 다짐이다.

속이 상하면 겉도 상한다고 믿는 그에게 사실 정년은 무의미할는지 모른다. 이 책은 한마디로 영원한 청년이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며 쓴 즐거운 출사표다. 영원히 현역일 것 같은 그에게 아직도 못다 이룬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넉넉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17·18번째 책도 준비 중입니다. 문화예술 현장 보고서인 ‘주철환의 더다이즘’부터 대중가요의 가사로 인생을 관찰·통찰하는 노래 채집가의 이야기 ‘주철환의 음악동네’까지 우리가 인생에서 발견, 발굴해야 할 즐거움의 요소는 끝이 없죠.”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 주철환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동북중고 교사로 시작해 문화방송(MBC)에서 <장학퀴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정의 무대>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그 후 이화여대 교수, 오비에스(OBS) 경인티브이 사장, 제이티비시(JTBC) 대피디,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2015),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2013) 등이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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