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서촌 옥상화가’ 김미경의 환갑상 같은 전시 ‘바람난 60살’

바람난 60살(~7월16일)

등록 : 2020-06-18 14:26

크게 작게

길거리와 옥상에 앉아 서촌의 풍경을 펜으로 그린다. 전업 작가를 선언한 2014년 직전부터 펜화를 시작했는데 벌써 작품 수만 300점이 넘는다.

서촌의 곳곳을 담아낸 김미경(60) 작가를 두고 사람들은 ‘서촌 옥상화가’라 부른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20여년간 <한겨레>에서 펜 기자 생활을 했다. 펜을 사용하는 것은 그대로인데 글에서 그림으로 방식을 바꾸었을 뿐.

7년 전, 그는 그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기억한다. “뉴욕살이를 끝내고 들어와 우연히 서촌에 살게 됐는데, 뉴욕보다 몇천 배나 멋져 보이는 서촌에 넋이 나갔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동네를 그리며 먹고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업 작가를 선언한 이듬해 열었던 ‘서촌 오후 4시’(2015) 이후 지금까지 총 네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서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간의 전시 장소를 강남 한복판으로 옮겨왔다. 7월16일까지 갤러리 이주에서 열리는 다섯 번째 개인전 ‘바람난 60살’.

때마침 전시가 시작된 16일은 그의 60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60살 기념으로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모아 차리는 환갑상 같은 전시를 열어봅시다.” 지난 2월, 갤러리 이주의 김태연 대표가 불쑥 꺼낸 이야기가 전시로 기획됐다. ‘왜 바람난 60살로 제목을 지었을까’에 대한 희미한 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첫 전시회 이후 이리저리 팔려나간 그림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지난가을 열었던 마지막 전시 이후 새로 그린 작품들을 추려냈다. 그렇게 모인 100여 점엔 작가의 대표작인 <서촌옥상도> 등 서촌 풍경도를 비롯해 탄핵 당시 세태를 담은 사회 풍속도, 지금도 서너 일마다 공개하는 꽃 그림, 자신의 마음을 담은 춤 자화상 시리즈가 포함됐다.

혼자 차려보는 환갑 잔칫상 같은 전시를 준비한 김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사회적 의미는 달라졌지만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서 묶을 건 묶고 털 건 털어내자는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장소: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갤러리 이주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501-1613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