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네 커플의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통념 깨기

와이프(WIFE)(~8월2일)

등록 : 2020-07-30 15:19 수정 : 2020-07-30 15:20

크게 작게

지난해 연극계를 뜨겁게 달군 작품이 코로나19로 인한 정적을 깨고 관객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월에 열린 제56회 동아연극상에서 3관왕을 받았고,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백석광이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면서 평단과 관객에게 극찬받은 <와이프>가 8월2일까지 세종에스(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1959년부터 1988년, 2019년, 2042년까지 100년에 걸친 네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이다.

극은 노르웨이의 대표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한다. 극 중 차용된 장면이지만 이 작품 또한 어떠한가. 순종적인 가정주부가 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던 굴레에서 벗어나 가족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현대에 와서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여성해방과 성평등 인식을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꼽힌다. 신유청 연출가도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이후의 연극과 가정의 흐름을 담으려 했다”며 “인간의 사랑이 어떤 변화와 어디를 맴도는지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세대를 넘나드는 에피소드 속 시대별 남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이해하는 것도 공연을 보는 재미다. 여기에 출연 배우들이 세대별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포비아와 소수자를 넘나드는 혼란(?)은 세 시간에 가까운 공연 시간에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근에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인 ‘퀴어’를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시대를 따라 변해가는 퀴어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도 공연을 보는 별미다.

지난해 영국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은 동명의 작품을 쓴 새뮤얼 애덤슨은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동성애자인데, 주변에서 언제 결혼하냐는 질문이 늘 따라다녔고,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영향을 받는 성평등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입센의 주체적인 여성 콘셉트를 가져와 지금을 얘기하고 싶었다.”

장소: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에스(S)씨어터 시간: 금·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시 관람료: 4만원 문의: 02-399-100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