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코치의 한마디

코칭의 근원은 ‘선’ 사상?

<코칭심리학개론>(니시가키 에츠요 등 지음, 박호환·이은희 공역, 박영사 펴냄)

등록 : 2021-05-06 15:53 수정 : 2021-05-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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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은 수많은 상담이나 심리요법과는 달리 특정 개인이나 특정 이론에 의해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역사를 더듬는 일이 쉽지 않다.” <코칭심리학개론>(니시가키 에츠요 등 지음, 박호환·이은희 공역, 박영사 펴냄) 11쪽

2015년 일본에서 최초로 출간된 코칭 학술서적을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박호환 교수 등이 우리말로 옮겼다. 책에서는 인본주의심리학과 긍정심리학 등 ‘코칭을 심리학이라는 학문적 베이스에서 발전시킨 여러 흐름’을 짚어본다.

그 중 코칭의 연원을 다룬 대목이 특히 눈에 띈다. 흔히 코칭은 테니스 코치인 티머시 갤웨이(1938~ )의 <이너게임>(1974)을 출발점으로 여긴다. <이너게임>은 인간의 내면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셀프2’와 기존의 규칙 등에 사로잡혀 이것을 억압하는 ‘셀프1’이 존재한다고 본다. 이 ‘셀프2’가 ‘셀프1’의 구속을 뚫어내는 ‘내부 게임’(이너게임)에서 이길 때 인간 발전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이너게임> 저자 갤웨이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이론을 발전시킨 것이 아니며, 그가 동양적 선 수업을 받은 인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즉 코칭의 뿌리가 동양적 선에 닿아 있다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베트남전쟁과 그에 대한 미국 내 반전운동이 성행했던 1960년대다. 당시 캘리포니아 등지를 중심으로 붐이 일어났던 인간잠재력운동(HPM)이 그것이다. 이 운동은 히피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자기계발법과 공동체를 탄생시켰다. 그 가운데 하나인 1962년 에살렌연구소가 코칭의 뿌리에 놓였다고 본다. 이 연구소에 영향을 준 인물들을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코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은 우선 동양의 선을 서양에 소개한 철학자였던 앨런 와츠(1915~1973), 인간의 가능성을 중시하는 인본주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1908~1970), 인간 중심주의 카운슬링의 칼 로저스(1902~1987), 가족 치료의 어머니로 불리는 버지니아 사티어(1916~1988), 행동주의 심리학자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1904~1990) 등을 주요하게 영향을 준 인물로 꼽는다. 이들은 에살렌연구소를 방문해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한 주요한 인물들이다. 티머시 갤웨이는 이런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코칭의 역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은 ‘코칭 이전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코칭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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