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다가올 미래 더듬어 살펴보기

사람 in 예술 ‘프리로딩’ 전시 김영미

등록 : 2021-06-10 16:53

크게 작게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회화, 조소, 영상을 두루 공부한 김영미 작가는 프랑스 화가 폴 고갱(1848~1903)의 작품에서 착안한 이 질문이 오는 12~26일까지 금천예술공장 PS333에서 열리는 ‘프리로딩’(Pre-Loading)의 주제라고 말했다.

김 작가가 2015년부터 진행해온 ‘움직임 시리즈’를 일단락하기 위해 준비한 이번 전시는 앞선 질문처럼 연속되는 움직임에 몰두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미래를 더듬는’ 과정을 소개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현재의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다음에 펼쳐질 페이지를 미리 계산하기 위한 로딩 시간 단축 옵션인 웹 용어 ‘프리로딩’을 전시 제목으로 차용했다. “저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최근 관심사나 삶의 원동력을 관찰하며 얻은 정보를 토대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결과물을 작업해왔죠.”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비록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기록하면서 항해의 종류를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라 고백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2019년 촬영한 ‘말할 힘은 없는데 싸울 힘은 있다’가 상영된다. 영상엔 분노에 가득 찬 두 사람은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속도와 표정으로 서로에게 달려든다. 이들의 반복된 행동을 통해서 관객은 힘이 이동하는 과정을 상상하게 되며, 결국엔 이들이 향하겠다는 목적지와 의지를 엿보며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손쉽게 정보를 얻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만들어내는 연속된 움직임을 보여주려는 바람을 김 작가는 이렇게 드러냈다.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이런 정체를 헤아리기 위해 대상이 처한 상황에 몰두하다 보면 앞으로 그려질 발화점을 예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H5s김영미는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조소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으로는 ‘진지한 준비운동 2013; 2015’(2015)를 열었으며, 단체전으로는 ‘행간의 포석’(2018), ‘서울바벨’(2016), ‘Non Class’(2014), ‘공장미술제’(2014)가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최초예술지원’(2018)과 ‘예술창작활동지원’(2020)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금천예술공장 12기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