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예술로 변신한 ‘낙서’

등록 : 2021-09-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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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Play’전 장해림 작가

“낙서에는 즐거움, 꿈, 불안, 욕망, 압축된 경험 등 자신의 무의식이 표출돼요.”

사소한 행위를 관찰하고 내면을 바라보는 데 관심이 있는 장해림 작가는 오는 6~24일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열리는 전시 ‘Ego Play’(자아 놀이)의 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소개했다. 그가 전시 주제로 정한 ‘낙서’는 형태의 유무를 떠나 내면에서부터 단순화해 표현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며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가계부와 잡지, 노트, 교회주보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틈나는 대로 낙서를 했던 그는 이번 작업을 위해 자신의 오래된 습관의 흔적을 일일이 뒤져서 수집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토대로 레이저 커팅과 쓰리디(3D) 프린팅과 같은 디지털 기법을 활용해 장인 정신이 깃든 구체화한 조형작품을 만든 것이다.

“종이에 그려진 2차원 낙서가 3차원의 공간으로 입체화될 때 우리는 짐작하지도 못했던 잠재의식을 마주하게 돼요.”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모듈과 도자 작업을 하는 주윤정 작가와 손을 잡았다. 각자의 분야에서 특화된 기법과 소재를 융합한 일상용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여기엔 행위의 흔적이 사물로 만들어지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더했다. 전시 제목으로 개설된 인스타그램(@egoplay_inandout)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낙서를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수집해 모빌, 화병, 식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줬다.

무심코 그렸던 자신만의 끄적거림이 물체로 형상화된 작품을 받아든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지 궁금했다. “낙서는 무의식적 행위이기 때문에 그걸 통해 내면의 상태를 이해하는 수단이 됐으면 좋겠고, 더불어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장해림은 이화여자대학교 섬유예술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해석의 재구성’(2021, 김종영미술관), ‘호모 루덴스’(2020, 갤러리 이즈), ‘무의식적 행위로서의 낙서’(2018, 이화아트센터)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2021 김종영미술관 창작지원 선정작가’(2020), ‘별마당 도서관 제2회 열린 아트 공모전 우수상’(2020), ‘14기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아카이브 선정작가’(2019) 등이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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