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 이렇게도 할 수 있다고?

등록 : 2016-09-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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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에서 휴대폰 충전을 할 수 있다고?” 취업준비생이자 대학교 6학년인 준생 씨는 길거리에서 휴대폰 전기(베터리)가 떨어지면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동대문구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버스정류장에는 유무선 충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 속 ‘꿀팁’ 어디서 알 수 있을까. 바로 마을미디어 ‘ON동네방송국’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동대문부심’이다. 동대문구 어디 어디에 스마트 버스정류장이 있는지도 표로 정리해뒀다. 동대문부심은 이미지가 결합된 카드뉴스 형태로 유용한 생활정보를 제공한다. 맛집, 공연 소식은 물론 동대문구에 있는 식당이 방송에 나왔다든가, 동대문구 출신의 운동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했다든가 하는 가십거리도 있다. 주요 타깃은 청년층이다. 대학교가 많아 청년 거주자가 많은 동대문구 특성을 고려해 서울시 청년수당 신청 방법, 1인 가구의 외로움 해결책 등을 다루기도 한다. 동대문부심의 콘텐츠는 대부분 감각 있는 이미지가 눈에 띈다.

ON동네방송국 운영자 김광호 씨는 “방송에 비해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콘텐츠 만드는 일은 비교적 시간도 적게 걸리고, 역할 분담만 잘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청년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끼다: 끼니를 다함께’의 활동도 주목된다. 아프리카 티브이(TV)에 ‘우야 식당 TV’라는 채널을 만들고 신개념 쿡방과 먹방을 시도한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점심때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같이 만들고 먹는 것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는 추석 상 특집을 하기도 했다. 홍보 문구는 “추석상이 술상되고 그런거지 홀로살이 힘부치면 전부치러 오시게나’이다.


‘끼다’ 모임지기 해영(우야) 씨는 “밥 먹으러 온 사람들이 방송 제작 참여자가 되면서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재미 때문에 다음에 또 보게 된다”고 한다.

마을미디어 중에는 팟캐스트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긴 하지만 이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도 조금씩 늘고 있다. 물론 신문·잡지 등 인쇄 매체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로 3년째 발행되는 성북동 마을잡지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성북동 사람들의 문학 작품, 문화유산 등 성북동 이야기를 성북동 주민들의 글로 알려낸다. 잡지가 나오면 필자가 운영하는 식당, 성북동 관내 은행, 주민센터 등에 비치하는 일까지 스스로 한다. 최근에는 웹진 전문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 온라인까지 콘텐츠 유통채널을 넓혔다. 편집위원장 김기민 씨는 “잡지는 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인터넷 등 온라인 소통 채널에 접근하기 어려운 분들도 포괄할 수 있다”며 “마을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어렵지만 잡지를 만들고 있다”며 잡지 발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용산구 해방촌 이야기를 다루는 <남산골 해방촌>, 성동구 성수동 소식을 다루는 <매거진 오! 성수>, 충무로 인쇄골목 이야기를 다루는 <매거진 충무로> 등 꾸준히 마을잡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임들이 서울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은평시민신문> <금천아이엔> 등은 타블로이드 신문 형태로 격주 발행하고 있다.

글·사진 정은경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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