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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구청장 김수영)가 역점을 둬 추진하는 사업이 의회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양천구 의회 행정재경위원회는 지난 3일 구가 제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조례안’ ‘옴부즈만 설치운영 조례안’ ‘청년 기본 조례안’ 등 3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지난 4일 248회 임시회를 연 양천구의회 본회의에는 3개의 조례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양천구의회는 앞서 지난달 열렸던 247회 임시회에서 12개의 안건과 조례를 정회를 거듭하며 단 1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247회의 결과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 양천구 지부(지부장 김성종)는 “상정도 되지 않거나 계속해서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데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양천구의원 모두는 구민들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지만, 일부 조례만 통과됐을 뿐 정작 중요한 민생 관련 조례들은 결국 부결된 것이다. 이번에 부결된 조례안들은 이미 길게는 2년 넘게 구의회에 계류 중이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는 행정재경위원회에서 1년5개월 동안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보류돼왔다. 올해 하반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구의원으로 교체되면서, 안건으로 상정은 됐지만 표결에서 4 : 4 가부동수가 되어 끝내 부결됐다.
부결을 주도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4일 열린 24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성명서를 나눠주었다. 거기서 사회적경제 조례 부결 이유로 ‘특정 정치집단에 치우칠 우려, 혈세 낭비, 사회적경제법 표류' 등을 들었다.
양천구 내에는 90여 개의 사회적경제 관련 조직이 있어, 특정 정치집단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는 반대 사유는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상위 법령이 없다는 말도 이미 법제처에서 협동조합법, 기업육성법 등의 기본법을 근거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어, 반대 논리로는 옹색하다는 지적이다.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는 서울시와 여러 자치구에서는 이미 제정돼 시행 중이다.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공정한 조사를 통해 갈등을 줄이려는 ‘옴부즈만 설치운영 조례안’ 역시 2014년부터 의회에 계류 중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간인 감사를 뽑아 악성 민원을 좀 더 객관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낙하산 인사와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부결시켰다. 옴부즈만 제도는 마포구를 비롯해 7개 자치구에서 시행 중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 기본 조례’ 역시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부결시켰다. 이번에 부결된 조례 외에도 양천구 주민 1만 명의 청구로 제출된 ‘방사능 안전 식재료 공급지원 조례안’ ‘학부모 안전지원단 운영 조례안’ ‘청소년 안전 조례안’도 계속 표류 중이다.
조재현 구의원(41, 새누리당)은 전화통화에서 “사회적경제 조례안은 결국 김수영 구청장이 차기 선거를 위해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짙다. 옴부즈만 제도도 결국 구청장의 자기 사람 심기”라며 부결 과정에 다른 뜻이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양천구는 지난해에도 구의회가 2016년 예산안을 법정 기일 안에 처리하지 않아, 준예산 사태라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양천구의회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절반씩 나누고 있어 의회 운영이 순탄치 않았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양천구는 지난해에도 구의회가 2016년 예산안을 법정 기일 안에 처리하지 않아, 준예산 사태라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양천구의회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절반씩 나누고 있어 의회 운영이 순탄치 않았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