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읽어주는 남자

새해 열쇳말 2015 건강, 2016 행복, 2017년 대한민국

촛불집회 관련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와 열망 높아, 소소한 행복 관련 단어도 늘어

등록 : 2017-01-12 14:32 수정 : 2017-01-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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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열쇳말 2015 건강, 2016 행복, 2017년 대한민국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인다. 2016년의 빅데이터를 보니 사람들이 ‘나’를 찾아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에 하나둘씩 동참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벌어지면 에스엔에스(SNS,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불만이나 분노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가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받아들여지는 것인지 검증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에스엔에스 공간은 점점 ‘담론의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에스엔에스를 통해 이뤄진 사회적인 공감대는 주동 세력이 없어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모든 참여자가 주동자가 되는 촛불집회 같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2016년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고 2017년 희망은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았다.

2017년 기대 대한민국, 여행, 맛집 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에스엔에스에 나타난 사람들의 감성 표현을 분석해보면 부정 감성이 4% 포인트 늘어났고, 긍정 감성은 4% 포인트 줄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감성 단어를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스트레스’와 ‘걱정’이 많아지고 ‘힘듦’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었다.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기성세대들은 “어른들이 미안하다”며 반성을 전달하는 표현을 많이 한 것도 2016년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희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높은 기대감을 보여준다. 에스엔에스에 나타난 연도별 희망과 관련한 언급 내용을 빅데이터로 분석해보면 2015년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제일 높았고, 2016년은 건강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2017년 사람들은 어떠한 희망을 이야기할까? 2016년 12월 한 달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나타난 낱말은 ‘대한민국’이다. 그다음으로 ‘여행’ ‘맛집’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연도별 SNS상에서 희망 관련 연관어 비교

2017년 치르게 되기를 희망하는 대선과 관련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높기 때문으로 나타났고, 여행이나 맛집은 소소한 행복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마다 연말이나 연초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새해의 공휴일이다. 여행에 대한 열쇳말(키워드)이 많이 나타나는 건 2017년 유독 황금연휴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예약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7년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많은 탓에 3월 연휴 5일(휴가 2일), 5월 연휴 9일(휴가 2일), 10월 연휴 10일(휴가 1일), 12월 휴일 6일 등으로 여행 일정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에스엔에스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다른 사람의 행복한 사진을 보는 횟수도 늘고 있다. 때로는 그 사진이 꾸며진 것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삶과 견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피로해지고 지치는 자신을 발견하게도 된다. 이러한 과정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다운 나를 찾고자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맞춤용 행복 찾는 개인 늘어

에스엔에스상에 나타나는 행복과 관련한 열쇳말들은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박한 것들을 행복의 중요 요소로 수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만의 행복은 어떤 것인지 등 온전한 자기를 회복할 수 있는 ‘맞춤용 행복’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행복은 가끔 아이스크림에 비유된다. 행복은 순간이며 달콤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더 중요하다고도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필요한 돈은 비타민과 비슷하다. 돈은 일정 이상은 필요하지만 그것을 초과하면 결국 몸에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되는 비타민처럼, 행복에 더 이상 영향을 주지 못한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소득이 늘어도 행복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데이터 전문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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