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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길냥이 모니터링 결과
개체 수 안정되자 각종 민원도 줄어
올해 8.6억원 투입 9700마리 중성화
전국 첫 ‘길고양이 돌봄 기준’도 마련
강동구 명일1동주민센터 들머리에 마련된 급식소에서 길고양이가 먹이를 먹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공원과 주민센터, 관공서 등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 운영하며 중성화 사업도 하고 있다. 이종근 <한겨레> 기자 root2@hani.co.kr
봄가을은 고양이가 새끼를 낳는 철이다.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새끼 고양이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엄마 고양이를 찾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를 고양이 관련 단체 활동가들은 ‘아깽이(아기 고양이의 애칭) 대란’이라고 한다.
그런데 동작구 보라매공원에는 아깽이 대란이 최근 사라졌다. 2015년 말 서울시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공원 안 10곳에 ‘길고양이 공원 급식소’를 설치한 뒤 일어난 변화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먹이를 챙겨주고, 모여든 길고양이는 중성화(TNR)해 개체 수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급식소 안에 통 덫(포획 틀)을 설치해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위탁병원이나 시민단체 협력병원으로 보내 불임수술을 시키고 있다. 중성화한 고양이는 왼쪽 귀 끝을 1㎝가량 잘라 눈에 잘 띄게 표시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라매공원에서 서식하는 고양이 78마리 가운데 74마리가 중성화돼 약 95%의 중성화율을 기록했다. 박선미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는 “중성화율은 얼마나 시간을 들여 포획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지역의 중성화는 보통 기간을 정해놓고 포획하는데, 우리는 중성화를 절실하게 실천하는 고양이 단체다보니 통 덫을 갖다놓고 끊임없이 포획했다. 보라매공원에서 고정적으로 밥을 주는 회원 6~7명 말고도 중성화를 돕는 자원봉사자만 3명이다. 사람과 고양이가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가 시민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공원 급식소는 보라매공원 등 시내 5개 공원에 모두 32곳이다. 중성화율은 지난해 추가 설치한 2개 공원까지 모두 목표치 70%를 넘어섰고, 전체 평균은 85%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한 결과, 4년 만에 길고양이 개체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중성화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2013년부터 2년마다 ‘길고양이 서식 현황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2013년 약 25만 마리였던 길고양이 수는 2015년 약 20만 마리, 지난해 약 13만9천 마리로 줄었다. 4년 동안 절반에 가까운 44%가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는 “10년 동안 지속해서 중성화 사업을 확대 실시한 것이 길고양이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25개 자치구에서 해마다 5천~8천 마리씩 중성화해 지난해까지 모두 6만4670마리가 수술을 받았다. 올해도 8억6천여 만원을 들여 9700여 마리를 중성화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가 시민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공원 급식소는 보라매공원 등 시내 5개 공원에 모두 32곳이다. 중성화율은 지난해 추가 설치한 2개 공원까지 모두 목표치 70%를 넘어섰고, 전체 평균은 85%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가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한 결과, 4년 만에 길고양이 개체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중성화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2013년부터 2년마다 ‘길고양이 서식 현황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2013년 약 25만 마리였던 길고양이 수는 2015년 약 20만 마리, 지난해 약 13만9천 마리로 줄었다. 4년 동안 절반에 가까운 44%가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는 “10년 동안 지속해서 중성화 사업을 확대 실시한 것이 길고양이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25개 자치구에서 해마다 5천~8천 마리씩 중성화해 지난해까지 모두 6만4670마리가 수술을 받았다. 올해도 8억6천여 만원을 들여 9700여 마리를 중성화할 계획이다.
급식소 설치와 중성화로 개체 수가 안정되면서, 교미 때 내는 울음소리와 영역 싸움에 따른 민원도 같이 줄어들었다. 먹이를 찾아 쓰레기봉투를 헤집어놓던 길고양이들이 지정된 급식소에서 안정되게 먹이를 구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지 않게 되었다.
박 대표는 “보라매공원의 환경미화원과 매점 운영자도 ‘급식소 설치 전에는 새끼 고양이가 너무 많이 왔다 갔다 하고, 쓰레기통을 뒤져 지저분하게 해놓는 경우가 많았다. 비쩍 말랐던 고양이들이 지금은 통통해지고 털에 윤기가 나는 등 건강해지면서 쓰레기통도 뒤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고, 출산과 영역 갈등이 줄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급식소 운영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두 차례나 급식소를 뒤집어놓았고, 단단히 고정해놓은 푯말을 뽑아 던져놓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고, 고양이가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풀숲이나 산책로에서 벗어난 곳에 급식소를 설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참여하고 홍보하니까 주민도 많이 신뢰한다. 서울시, 공원관리사무소, 시민단체가 함께 협력하며 관리해야 중성화 사업이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건전한 길고양이 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길고양이 돌봄 기준’(표 참조)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올해부터 민관 협력 중성화 사업에 ‘길고양이 돌봄 기준’을 적용해 효과적인 길고양이 중성화와 건전한 돌봄 문화 확산으로 시민의 불편을 줄이고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