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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미래진로센터·교육청 연수
파쿠르 체험하며 ‘안전 교육’ 논의
“학생의 위험 해결 능력 키워줘야”
경쟁 아닌 협동하는 놀이의 재발견
지난 9일 은평구 서울시립 청소년미래진로센터 앞마당에서 파쿠르 워크숍에 참가한 교사들이 ‘용암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아!” 지난 9일 오후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안에 있는 서울시립 청소년미래진로센터(크리킨디센터) 앞마당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공사장에서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를 만들 때 쓰는 강관으로 얼기설기 엮은 구조물에 위태롭게 서 있던 7명 가운데 한 명이 균형을 잃고 바닥에 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모두 출발점으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세요.” 김태윤 코치는 “용암놀이는 한 사람이라도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암놀이를 즐기는 이들은 서부교육청과 청소년미래진로센터가 함께 마련한 교사연수 가운데 ‘파쿠르’ 워크숍에 참가한 은평 지역 초·중·고 교사들이었다. 영화 <야마카시>로 유명해진 파쿠르는 도시와 자연 속 다양한 장애물을 활용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스포츠다.
구조물의 양 끝에 놓인 부품 두 개를 들고 모두가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게 용암놀이의 임무다. 처음에는 남자 교사 둘만 먼저 출발해서 시도했지만 계속 떨어졌고, 나중에는 7명 모두 팔다리를 뻗어 서로를 지탱하는 식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제한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하는 데 실패했지만, 교사들은 “실패해도 좌절감이 없다. 참여하지 않거나 소외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의 성과만 끌어내는 수업이 아니라 협력해서 다 같이 성과를 내는 수업을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상생하는 의미를 가르칠 수 있겠다” 등의 평가도 나왔다.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정귀남 역촌초 교사는 “내 능력껏 하면 되니까 못해도 부담감이 전혀 없었고, 운동 같지 않은데 온몸을 쓰면서 운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며 구조물을 이용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교사도 있었다.
용암놀이를 마친 뒤 한 교사가 무릎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었다. 조혜자 신사초 교사는 “강관끼리 연결하는 클램프가 튀어나와 있어 무릎을 찍었다”며 “학생들이 할 때는 돌출 부위가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룹 토의 시간에 안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요즘은 교육보다 안전이 먼저다. 수업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확인해 없앤 뒤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이성심 역촌초 교사는 “지금은 위험한 데는 가지도 말고, 위험한 거는 보지도 말라는 식으로 안전 교육을 한다. 오히려 학생들이 직접 위험 요소를 발견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고가 나면 교사들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고,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이런 교육도 더는 못하게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파쿠르 워크숍을 진행한 파쿠르제너레이션코리아의 김지호 대표는 “요즘 ‘위험한 놀이’가 청소년의 신체·정서·사회적 발달에 주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에서도 모험 놀이터가 늘어나고, 위험 감수 놀이의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오늘 체험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적용되거나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26일 문을 연 서울시립 청소년미래진로센터는 청소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며 진로를 모색하는 공간이다. 손과 몸을 움직이며 작업하는 청소년 작업장에서는 미래 진로 탐색을 위한 분야별 열린 교실(오픈 클래스)이 많다.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은 정보기술을 통한 청소년 사회혁신가와 디지털 사회에서 사회적 역할을 탐색해보는 디지털 활동가를 지원한다.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청소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시는 청소년미래진로센터와 같은 시립시설과 연계한 청소년 특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1년만 하더라도 14개 시립시설과 244개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그쳤지만, 올해는 미술관, 박물관, 청소년시설, 공원 등 148개 시설에서 과학·기술, 역사·문화, 예술·체육, 환경 등의 분야 프로그램 1380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16일에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까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1700개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래교육도시 서울’ 4대 분야 36개 협력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시립시설과 학교를 연계해 학교가 운영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각종 시립시설에서 직업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용암놀이를 마친 뒤 한 교사가 무릎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었다. 조혜자 신사초 교사는 “강관끼리 연결하는 클램프가 튀어나와 있어 무릎을 찍었다”며 “학생들이 할 때는 돌출 부위가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룹 토의 시간에 안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요즘은 교육보다 안전이 먼저다. 수업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확인해 없앤 뒤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이성심 역촌초 교사는 “지금은 위험한 데는 가지도 말고, 위험한 거는 보지도 말라는 식으로 안전 교육을 한다. 오히려 학생들이 직접 위험 요소를 발견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고가 나면 교사들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고,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이런 교육도 더는 못하게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파쿠르 워크숍을 진행한 파쿠르제너레이션코리아의 김지호 대표는 “요즘 ‘위험한 놀이’가 청소년의 신체·정서·사회적 발달에 주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에서도 모험 놀이터가 늘어나고, 위험 감수 놀이의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오늘 체험이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적용되거나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26일 문을 연 서울시립 청소년미래진로센터는 청소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며 진로를 모색하는 공간이다. 손과 몸을 움직이며 작업하는 청소년 작업장에서는 미래 진로 탐색을 위한 분야별 열린 교실(오픈 클래스)이 많다.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은 정보기술을 통한 청소년 사회혁신가와 디지털 사회에서 사회적 역할을 탐색해보는 디지털 활동가를 지원한다.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청소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시는 청소년미래진로센터와 같은 시립시설과 연계한 청소년 특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1년만 하더라도 14개 시립시설과 244개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그쳤지만, 올해는 미술관, 박물관, 청소년시설, 공원 등 148개 시설에서 과학·기술, 역사·문화, 예술·체육, 환경 등의 분야 프로그램 1380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16일에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까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1700개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래교육도시 서울’ 4대 분야 36개 협력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시립시설과 학교를 연계해 학교가 운영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각종 시립시설에서 직업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