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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남북, 스마트시티 협력하면 큰 시너지”

등록 : 2019-04-25 15:38 수정 : 2019-04-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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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획·주관, 서울시 후원 제1회 서울-평양 미래 포럼 22일 개최

스마트시티·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분야 교류 가능성 점검

정재승 스마트시티 세종 총괄책임자(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2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1회 서울-평양 미래 포럼’에서 ‘스마트시티 서울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있다. 정 총괄책임자는 이날 “남북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협력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세계적인 스마트시티 기술을 가진 한국과 첨단 테크놀로지와 경제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북한이 협력하면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2일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제1회 서울-평양 미래 포럼’에서 정재승 국가 스마트시티 세종 총괄책임자(카이스트 교수)가 제시한 내용이다. 올해 처음 열린 <서울&> 주관 서울-평양 미래 포럼(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 서울시 후원)은 스마트시티·빅데이터·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남북 교류 가능성과 비전을 찾는 포럼이다.

정 총괄책임자는 포럼에서 스마트시티를 매개로 한 서울-평양 교류가 남북 모두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시티 서울의 현재와 미래’란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은 신도시를 개발해서 성공시킨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티가 굉장히 강한 나라여서 스마트시티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용석 원내대표

구체적으로,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도시들이 남한 스마트시티의 ‘테스트베드’ 구실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북한은 현재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실험을 빨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런 ‘빠름’을 북한 도시들이 테스트베드 구실을 하는 데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를 통해 남북이 스마트 기술을 더 빨리 발전시키면 남북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총괄책임자는 “한국은 기존 국가 주력 사업이 쇠퇴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개발한 스마트시티가 전 세계로 수출된다면 한국 경제에 큰 활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한국의 첨단 스마트 기술을 바로 수혈할 수 있으므로 또한 국가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평화선언 이후, 북한에서 스마트시티를 실험했던, 가령 강원도 원산이나 남쪽의 춘천 등 접경지역 도시들이 네트워크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네크워크화를 통해 스마트시티가 남북이 마음을 여는 좋은 다리가 되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도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태 여시재 한반도미래팀장

민경태 재단법인 여시재 한반도미래팀장도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가 자신의 인기 저서 <호모데우스> 한국어판 서문에서 ‘북한이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환기했다. 그 이유로 북한 정부의 강력한 집행력과 높은 기술력을 꼽았다.

민 팀장은 서울-평양 스마트시티 협력의 첫 단계로 관광을 제시했다. “관광 분야는 유엔 제재 대상도 아니고 북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라며 “동일한 앱으로 서울과 평양 관광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스마트 투어리즘을 서울시가 평양시에 선도적으로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다 게이스케 기자

2012년부터 1년에 두 차례씩 방북하는 일본 동양경제신보사의 후쿠다 게이스케 기자는 토론에서 “평양의 거리 구호가 2018년부터 정치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변했다”며 “서울-평양 스마트시티 협력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후쿠다 기자는 “하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금 무엇부터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태 팀장은 이에 대해 “남북의 스마트시티 교류는 너무 먼 길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 경로만을 가지고 북한을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세계적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이 내일이라도 김정은 위원장과 독대를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라며 “서울시가 이니셔티브(주도력)를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도 제안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희 서울시 스마트도시 담당관

고경희 서울시 스마트도시 담당관은 토론에서 “서울시도 전 세계 157개 도시·단체·기업이 가입한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을 포함한 콘퍼런스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평양 미래 포럼은 서울시가 계획하는 사업에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스마트시티기구는 2010년 9월 서울시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기구로서, 세계 도시가 서로 전자정부 교류-협력 촉진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황방열 서울시 남북협력추진단장

토론자로 나선 황방열 서울시 남북협력추진단장도 “서울시는 국제 정세와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가면서 서울~평양 간 정보과학기술 협력과 스마트시티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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