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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청소년의회, 조희연 교육감 대상 모의 교육감사 실시해
혁신교육지구 등 사업 확대로 청소년의회 활성화…12곳 운영
8월24일 오후 서대문청소년의회가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하는 교육감사’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서대문 청소년참여위원회, 학생회연합도 함께해 70여 명이 참여했다. 모의 교육감사에서 이들은 자신들과 관련된 교육 정책에 대해 조 교육감에게 주저 없이 물었다.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조 교육감 왼쪽), 주이삭 구의원(문 구청장 왼쪽)도 참석해 모의 교육감사 시작에 앞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자유학년제 활동이 예체능에 치우쳐 진로 찾기에 도움이 안 돼요. 사전에 설문조사해 학교별 체험 직업군을 정해 운영하면 좋겠어요.”(김규현·중3)
“교과교실제 시행으로 쉬는 시간이 부족하고 복도가 매우 복잡해요. 특색 있는 맞춤 교육도 안 되고 있어요.”(황인혁·중3)
“문이과 통합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눈치 싸움도 적지 않은데, 굳이 하는 이유가 뭔지요?”(오윤지·중2)
“자사고 폐지로 강남 8학군 부활 우려가 있는데, 대비책은 있나요?”(정다인·중1)
“학생들이 특목고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일반고 수준을 높일 수 있나요?”(조영준·중3)
8월24일 토요일 오후, 서대문구청 3층 대회의실에는 진지함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대문구의 청소년 참여기구인 청소년의회, 청소년참여위원회, 학생회연합에서 활동하는 70여 명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대상으로 모의 교육감사를 했다.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하는 교육감사’ 행사는 5기 서대문청소년의회 활동의 하나로 참여위원회·학생회연합이 함께했다. 조 교육감의 서울시 교육 정책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뒤 70여 분간 진행됐다. 모의 감사에 앞서 청소년의회의 윤준배(고2) 의장과 청소년의회 지원단의 이동수(31) ‘청년정치 크루’ 대표는 “(모의 교육감사에서) 청소년들에게 혼쭐나는 교육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날카로운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상에 윤준배 의장과 이소영 부의장 사이에 조 교육감이 앉아 답변했다. 질문은 2분, 답변은 5분의 시간제한을 뒀다. 주어진 시간을 넘기면 경고음이 1분마다 울렸다. 자사고 폐지 질문에 답변이 길어져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자 조 교육감이 “‘땡땡땡’ 소리에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이 참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한 기구다. 청소년의회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2012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2013~) 등이 확대되면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상당수가 운영에 나섰다. 기존의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구정 정책 실행에 의견을 보태는 활동을 하는 데 견줘, 의회에서는 정책을 제안하고 청소년 참여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경험을 한다. 사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지방의회 안에 청소년의회를 둬 지방자치단체 정책 전반에 청소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조성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예산 축소 등으로 실행이 되지 못했다. 현재 서울시와 자치구 11곳, 모두 12곳에 청소년의회가 있다. 운영은 자치구의 담당 부서가 직접(4곳) 하거나 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민간단체에 위탁(8곳)한다. 조례와 운영 목적에 따라 초·중·고생이 함께 활동(7곳)하거나 중·고등학생으로만 구성(5곳)하기도 한다. 모집 방법은, 서울시는 자치구별 청소년참여기구에서 추천받고, 자치구는 학교장 추천과 공개 모집으로 한다. 정원은 40~100명 정도다. 임기는 대개 1년(실제 활동은 8~10개월)이고, 연임 횟수 제한은 대체로 하지 않는다. 조직은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회로 이뤄진다. 여건에 따라 특성을 살려 운영하는 곳도 있다. 광진구는 주제별 상임위원회 대신 초등, 중등, 고등으로 나눠 운영한다. 금천구는 정당을 구성해 당대표를 뽑는다. 서울시와 서대문구, 도봉구는 청소년의원들을 보좌하기 위한 지원단을 둔다. 자유학년제·교과 교실·자사고 폐지 등 교육감 앞 ‘돌직구’ 질문 교육 주체로 정책에 의견 반영 첫 시도 중·고생 40여 명 상임위별 질문 준비 질문 순서·방식 챙기고, 대안 제시도 조 교육감 “수준 높은 질문에 놀라”
8월24일 토요일 오후, 서대문구청 3층 대회의실에는 진지함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대문구의 청소년 참여기구인 청소년의회, 청소년참여위원회, 학생회연합에서 활동하는 70여 명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대상으로 모의 교육감사를 했다.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하는 교육감사’ 행사는 5기 서대문청소년의회 활동의 하나로 참여위원회·학생회연합이 함께했다. 조 교육감의 서울시 교육 정책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뒤 70여 분간 진행됐다. 모의 감사에 앞서 청소년의회의 윤준배(고2) 의장과 청소년의회 지원단의 이동수(31) ‘청년정치 크루’ 대표는 “(모의 교육감사에서) 청소년들에게 혼쭐나는 교육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날카로운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상에 윤준배 의장과 이소영 부의장 사이에 조 교육감이 앉아 답변했다. 질문은 2분, 답변은 5분의 시간제한을 뒀다. 주어진 시간을 넘기면 경고음이 1분마다 울렸다. 자사고 폐지 질문에 답변이 길어져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자 조 교육감이 “‘땡땡땡’ 소리에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청소년의회는 청소년이 참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한 기구다. 청소년의회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2012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2013~) 등이 확대되면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상당수가 운영에 나섰다. 기존의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구정 정책 실행에 의견을 보태는 활동을 하는 데 견줘, 의회에서는 정책을 제안하고 청소년 참여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경험을 한다. 사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지방의회 안에 청소년의회를 둬 지방자치단체 정책 전반에 청소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조성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예산 축소 등으로 실행이 되지 못했다. 현재 서울시와 자치구 11곳, 모두 12곳에 청소년의회가 있다. 운영은 자치구의 담당 부서가 직접(4곳) 하거나 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민간단체에 위탁(8곳)한다. 조례와 운영 목적에 따라 초·중·고생이 함께 활동(7곳)하거나 중·고등학생으로만 구성(5곳)하기도 한다. 모집 방법은, 서울시는 자치구별 청소년참여기구에서 추천받고, 자치구는 학교장 추천과 공개 모집으로 한다. 정원은 40~100명 정도다. 임기는 대개 1년(실제 활동은 8~10개월)이고, 연임 횟수 제한은 대체로 하지 않는다. 조직은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회로 이뤄진다. 여건에 따라 특성을 살려 운영하는 곳도 있다. 광진구는 주제별 상임위원회 대신 초등, 중등, 고등으로 나눠 운영한다. 금천구는 정당을 구성해 당대표를 뽑는다. 서울시와 서대문구, 도봉구는 청소년의원들을 보좌하기 위한 지원단을 둔다. 자유학년제·교과 교실·자사고 폐지 등 교육감 앞 ‘돌직구’ 질문 교육 주체로 정책에 의견 반영 첫 시도 중·고생 40여 명 상임위별 질문 준비 질문 순서·방식 챙기고, 대안 제시도 조 교육감 “수준 높은 질문에 놀라”
모의 교육감사에 참여한 임단비(중3)양이 아베는 비판하되 일본에는 배타적 마음을 갖지 않는 역사 교육의 필요성에 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의견을 묻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대문청소년의회는 2015년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으로 시작했다. 첫해 이진아도서관에 위탁한 뒤, 그해 하반기 전담 임기제 공무원을 뽑고 부서(아동청소년과 청소년정책팀)를 만들어 구가 두 해 직접 운영했다. 지난해부터는 서대문청소년센터에 운영을 맡겼다. 청소년의 주체적 참여와 실효성 있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단과 지원단을 함께 운영한다.
추진단은 직전 기수 청소년 10명 안팎이 참여해 새 기수의 모집과 활동계획안을 짠다. 지원단에는 구와 구의회의 담당자들, 전직 구의원, 학부모 등 10여 명이 있다. 송미영 서대문구 아동청소년과장은 “청소년의회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 의회 운영에 대한 지식 등 전문성이 필요해 민관의 협업과 지역자원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모의 감사 활동은 추진단의 계획을 5기 의원들이 실행에 옮겨 진행됐다. 교육감 초청은 지원단이 도왔다. 청소년의원 40여명은 의회 감사 기능에 대한 구의원의 강의를 들었다. 7월 한 달 동안 주제를 정하고 상임위별로 질문을 만들었다. 각자 질문 하나씩 내어, 내용이 겹치는 질문을 정리했다. 질문하는 방식과 순서도 고민했다. 윤준배 의장은 “학생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질문을 고르고, 의견이 잘 전달될 수 있게 형식을 정했다”고 했다. 지원단원인 이동수 대표는 “자신들이 학교에서 겪거나 느끼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질문 준비를 어렵지 않게 했다”며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맡겨주면 충분히 잘한다”고 전했다.
질문을 정할 때 논란도 있었다. 반일 문제, 가짜뉴스 등 현실 정치와 직결된 질문은 해도 될지 의견이 나뉘었다. 교육감사에 맞게 질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아베 정권을 비판하되 일본에 배타적 마음을 갖지 않도록 교육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판별할 수 있는 교육은 없는지요?” 등 올바른 역사교육,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교육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질문했다.
조 교육감은 행사 마무리 소감에서 “수준높은 질문에 깜짝 놀랐다”며 “질문으로만 끝내지 말고 자료를 더 찾아보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의견을 더 발전시켜나갔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청소년의원들은 시간이 부족해 못다 한 질문을 아쉬워했다. 일부는 따로 교육감에게 의견을 전하기도 하고, 교과교실제 문제점을 질문한 학생은 친구들과 만든 개선안 자료를 조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윤준배 의장은 “교육감님이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점이 좋았다”며 “청소년 의회 활동을 하며 사회를 바꿔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한편, 서대문 청소년의회는 내년부터 서대문구의회 소속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주이삭 서대문구의원이 청소년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조례안(서대문구 청소년의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청소년의원들의 참여 활동이 인상 깊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