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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인권보호를 위한 교육과 활동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아라 나자리안 시장에게서 받은 감사장에 담긴 글귀다. 이 구청장과 성북구 청소년 대표 12명은 지난 10월24일 글렌데일시를 찾았다. 성북의 초중고생 1500여 명이 쓴 ‘소녀상을 지켜줘 감사하다’는 손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글렌데일시는 2013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첫 해외 도시이며, 성북구의 우호 도시다. 2014년 일본 극우단체 등이 낸 소녀상 철거 소송에서 3년의 법정 다툼 끝에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승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일본 극우단체의 집요한 압력 행사에 소녀상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소녀상 훼손 사건이 잇따랐다.
이 구청장은 지난 3월 서울에 온 자레 시나니언 전 시장을 만난 뒤 글렌데일시의 노력을 지역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성북의 초중고생 1500여 명이 글렌데일시와 시민에게 감사편지를 썼고, 계성고 학생들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 해외 도시 응원 챌린지’ 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의 활동에 감동한 이 구청장은 손편지를 글렌데일시에 전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실행에 옮겼다.
글렌데일시 센트럴파크를 찾은 이 구청장과 청소년들은 소녀상을 닦고 묵념했다. 손편지를 전달받은 나자리안 시장과 시의원들(사진)은 “잊을 수 없는 선물이다. 글렌데일시에서 한국에 관심 갖고 한국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위안부 배지를 단 폴라 디바인 시의원은 “소녀상의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자리안 시장은 손편지를 보낸 성북구 14개 학교에 감사장을 전했다.
이 구청장은 학교마다 직접 찾아가 감사장을 전달하겠다며 “성북구 학생들이 민간 외교관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 자랑스럽다”고 했다. 구는 앞으로도 글렌데일시와 우호를 돈독히 하며 지역의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 발굴 등 역사바로세우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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