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원룸에 지친 청년 위한 ‘대안 오아시스’

관악구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

등록 : 2020-01-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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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대학동에 자리 잡은 ‘신림동쓰리룸’에 들어서면 ‘고민은 넣어둬. 쉬어가도 괜찮아’라고 벽에 쓰인 문구가 눈에 띈다.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한쪽에는 헤드폰을 끼고 노트북을 보며 타닥타닥 손을 바삐 움직이는 청년들의 모습도 보인다.

신림동쓰리룸은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사는 청년들이 잠시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집도 장만해야 하고…. ‘해야 할 것’투성이인 청년들이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고민을 나누며 희망찬 꿈을 꾸게 하는 샘과 같은 곳이다.

관악구는 2019년 8월, 대학동 고시촌 입구의 한 건물 3층 공간을 개조해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을 개소했다. ‘쓰리룸’은 주로 원룸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거실, 서재, 작업장 등 세 개의 공간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숫자 ‘3’이 가진 ‘대안책’ ‘플랜비(B)’라는 의미를 더해 청년들이 떠안은 사회적 문제로부터 벗어나 편히 쉴 수 있는 ‘대안 공간’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신림동쓰리룸의 가장 큰 역할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총 100평 규모로 포근한 소파와 넓은 테이블로 꾸며진 ‘신림라운지’, 다양한 책과 회의 테이블이 마련된 ‘신림서재’, 공구를 비치하여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신림공방’ 그리고 토론 공간인 세미나실로 구성돼 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청년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된다. 청년 모임이나 각종 프로그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빔프로젝터, 테이블, 공구 사용은 물론 공간을 대여해 이용할 수도 있다.

쓰리룸의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은 바로 ‘교류’다.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이해해주는 친구들이기에 쓰리룸에서는 청년들이 만나서 소통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등을 맞아 새로운 인테리어 소품으로 공간을 채우고 가구 배치도 바꿔보는 ‘언박싱데이’, 혼자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청년들이 모여 채식하며 고민도 함께 씹어버리는 ‘고민 씹기 토요 브런치’, 청년 예술가들과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는 ‘내 맘대로 홈커밍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고 오랜 수험 생활에 지친 수험생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고민 리셋 토크박스’, 택배 수령이 불안한 청년을 위한 ‘1인가구 안전지원 택배 수령’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신림동쓰리룸은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능동적 공간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공간 구성, 가구 배치, 프로그램 운영까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의견을 모아 꾸려간다. 매월 열리는 ‘청년 정책 찡찡 토크파티’에서는 청년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지고 좋은 제안은 관악구 정책에도 반영된다.

대학동 고시촌은 사법시험 폐지 이후 고시생은 많이 줄었지만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사회 초년생 등 여전히 꿈꾸는 청년이 많이 사는 곳이다. 사막 가운데에 샘이 솟고 풀과 나무가 자라는 오아시스처럼, 청년문화공간 신림동쓰리룸이 미래 주역인 청년들에게 팍팍한 현실 속에서 포근한 아지트가 되어 꿈과 희망을 가져다주길 기대한다.

손정하 관악구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관악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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