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우리 국민은 모두 영웅이다!

기고│신열우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록 : 2020-03-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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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11일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병)을 선언한 이후 유럽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고 우리나라도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로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당장의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안정적으로 수습되어도 이어질 경제 위축 등을 고려하면 국민 개개인의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우리 역사에서 감염병으로 인한 큰 위기는 1910년대 후반 스페인 독감(무오년 독감)이 있는데, 감염병이 아니어도 이에 못지않은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대부분은 외세의 침략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은 사료를 통해 전해진다. 당나라 침략에 맞선 고구려의 안시성 전투, 임진왜란 당시 의병 활동, 일제 침략에 자발적으로 일어난 국채보상운동과 3·1운동 등 이 땅의 선조는 좌절하지 않고 국난을 극복해왔다. 현대사에서도 6·25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경제성장, 국제통화기금(IMF) 시절 금 모으기 운동 같은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역사의 공통점은 모두가 합심하여 단합으로써 위기에 맞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우리 국민은 지혜롭고 성숙하게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는데 위기 극복이 우리의 디엔에이(DNA)에 새겨져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신열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현장대원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을 응원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세계 어떤 나라보다 신속한 진단 절차, 투명한 정보공개 등 민주적인 대응 속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와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었고, 3주 만에 진단키트가 개발되기도 했다. 이는 <비비시>(BBC), <뉴욕 타임스> 같은 외신들도 여러 번 우수 사례로 소개하고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도입하는 것들이다.


 또한 어려움에 처한 중국 우한 교민을 받아준 지역 주민들, 질병관리본부·보건소·119구급대 등 방역 현장의 공무원, 확산 저지를 위해 어려움을 분담하는 병원과 약국,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회구성원의 노고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고 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유형의 재난 현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화재는 불이 시작된 위치, 가연물의 종류, 건축물의 구조와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화재가 급속도로 번지는 상황에서 건물 내에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이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자주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어진 정보가 부족하면 신속한 상황 판단과 조처가 어렵고 자칫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따라야 할 간단한 원칙이 있다. 평상시 소화기나 화재경보기와 같은 필수적인 소방시설을 갖추고 소방 대피 훈련을 해야 하며 실제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 알리면서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소화기 사용이 어럽다면 빠르게 대피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에도 철저한 원칙 준수가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일정 기간 불필요한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 두기가 대표적이다. 특히 손 씻기는 쉽게 실천할 수 있고 많은 전문가가 권장하는 사항이다.

 이런 모두의 실천과 인내 끝에 코로나19는 진정세를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어질 민생경제 활성화 등 여러 현안을 생각하면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그럼에도 지난 역사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우리 국민은 합심해 이겨낼 것이다. 흔히 난세에는 영웅이 나온다고 한다. 지금 이 힘든 시기, 우리 국민 모두가 영웅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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