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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청소년, 베를린 소녀상 응원 손편지 보내

등록 : 2020-11-19 15:16 수정 : 2020-12-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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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이승로 성북구청장실에서 뜻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역 청소년과 주민들이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를 응원하기 위해 쓴 손편지 3천 통을 전하는 자리다.

영상으로 독일 현지의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가 나와 전달식에 참여했다. 영상 맞은편에는 이 구청장과 한스 크나이더 명예성북동장, 손편지 작성 학생 대표 4명(사진)이 앉았다. 이들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엔 작은 소녀상과 손편지들, 손편지 내용을 묶은 책 그리고 독일과 한국 양국 국기도 올려져 있었다.

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10월. 성북구 길음동 계성고 학생들이 ‘고마워요, 독일국민’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주변 학교 학생들도 동참해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9곳 등 모두 26곳 학교가 손편지 릴레이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편지를 쓰는데 어른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며 주민들과 구청 직원들도 펜을 들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손편지 약 3천 통이 모였다.

영상 대화에서 한정화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 쓰기 어려운 손편지로 청소년들이 감동을 줘 감사하다”고 했다. 코리아협의회는 베를린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던 시민단체다. 지난 5일 미테구의회는 ‘소녀상 철거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설치 기한은 내년 8월14일까지다. 한 대표는 “베를린 소녀상의 영구 설치에 대한 논의도 추진되고 있다”며 “소녀상의 영구 설치를 위해 계속 활동해나갈 계획”이라는 뜻을 밝히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 구청장은 “베를린시 평화의 소녀상은 철거 위기를 넘겼지만 전세계적으로 일본의 철거 요구 노력이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국외에서 소녀상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한-일 간 민간외교전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 청소년 민간외교관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북구에서는 앞으로도 청소년과 주민들의 ‘역사 바로 세우기’ 활동에 적극 지지,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북구는 손편지 원본과 손편지 내용 일부를 묶은 책자를 우편으로 독일 코리아협의회에 보낸다. 협의회는 편지를 받아 미테구청장에게 전달하고 자체 작은 박물관에도 전시할 예정이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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