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적극적 선제검사, 코로나 극복의 큰 힘

기고 ㅣ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

등록 : 2020-12-31 10:48 수정 : 2021-03-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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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야간과 주말에도 24시간 신속검사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4만5천 건 넘는 실시간유전자증폭(PCR)법을 활용한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연일 전국 하루 10만 건 이상의 기록적인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야말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작돼 코로나19 대유행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대비 70% 이상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나라마다 확진자 발생 기록이 새롭게 쓰이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모처럼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연말연시에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정부 조치가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하루 확진자 1천 명을 넘나드는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의 격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전파 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검사를 통해 숨은 감염자를 발견하는 게 최우선이다. 서울시는 선제검사로 검사량을 대폭 늘려 무증상 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증상이 없어도 익명으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시청광장을 비롯해 공원과 지하철역 등 시민들이 접근하기 편한 서울 전역 곳곳에 61개의 임시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월14일부터 24일까지 총 18만7305건을 검사해 확진자 501명을 발견했다.

최근 서울시 코로나19 검사의 양성률은 0.6%로 이전 선제검사의 양성률 0.01%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그만큼 무증상 감염을 비롯해 드러나지 않는 감염자들이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방위적 검사를 통해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 확산을 차단하는 전략이 필수적임을 방증하기도 한다. 서울시는 이에 머물지 않고 임시선별진료소 운영 기간에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물류센터, 콜센터, 어린이집, 복지시설, 대중교통 등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고위험 대상을 직접 찾아가 검사를 진행하는 등 빈틈없는 선제 검사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야간과 주말에도 24시간 신속검사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수탁검사기관에서의 미결정 사례와 역학조사와 관련한 사례 등 중요하고 긴급한 검체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4만5천 건 넘는 실시간유전자증폭(PCR)법을 활용한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하철, 다중이용시설의 환경 중 존재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시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실내 공기와 손잡이, 의자 등 접촉이 가능한 표면에서 시료를 취하여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2600여 건의 환경 검사를 한 결과, 확진자 발생 지하철 역사의 직원 샤워장, 확진자가 사용한 전화기 등 13건의 시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바이러스가 불검출됐다.

임시선별진료소를 통한 전방위적인 선제검사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다행히 서울시의 선제검사 건수는 매일 증가해 첫날인 12월14일 2241건에서 18일엔 2만8511건으로 시행 4일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시민의 적극적인 검사 참여는 최근 3차 대유행 국면에서 촉발된 불안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나, 증상이 없어도 스스로 감염을 확인하고 확산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성숙한 시민 의식도 분명 큰 몫을 했을 것이다.

1년여 동안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종사자들뿐 아니라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선제검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주역임이 틀림없다. 우리 모두 코로나19 극복의 희망과 함께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길 기대한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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