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과 비목동 지역 균형발전으로 지역 격차 많이 줄었죠”

구청장의 ‘엄지 척’ 차곡차곡 성과 쌓아가는 김수영 양천구청장

등록 : 2021-05-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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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비목동 지역 인프라 건설

“큰 변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착한소비·청년디지털서포터즈

양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


국내 최초 건강힐링문화관 개관

삶의 질 높아지면 정신건강 중요

“심리, 코로나 블루 치료도 가능”


5대 공원 녹지 조성 착착 진행

백세건강돌봄센터 두 곳이나


“충격 극복하는 ‘회복력’ 향상 노력

3선하면 문화도시 만들고 싶어”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4월28일 신월동 건강힐링문화관에서 한겨레 과 인터뷰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건강힐링문화관은 김 구청장이 해외 관련 시설을 둘러본 뒤 5년만에 완공한 국내 최초 건강과 힐링 종합시설이다. 김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과 심리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수영(57) 양천구청장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이후 ‘공감’과 ‘소통’에 기반한 지역균형발전과 보편적 복지 서비스 구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취임 3년째 접어들면서 도시농업공원 조성, 5대 공원 리모델링, 양천중앙도서관과 건강힐링문화관 완공 등 하나둘 성과를 내놓고 있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는 매일 접종센터에 들러 현장에 문제가 없는지 살핀다. 한겨레 <서울&>은 지난 4월28일 최근 완공한 신월동 건강힐링문화관에서 김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에 대해 들었다.

“코로나19로 각종 행사나 모임이 중단돼 구민들과 직접 소통이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동안 중단하다시피 한 ‘현장구청장실’을 다시 운영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이 된 뒤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구민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을 비롯해 실무자들이 현안이 있는 곳에 가서 구민들과 대화하며 해결책을 찾는 ‘찾아가는 현장 행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현장구청장실을 활발하게 운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엄중해서 바깥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아 고민스럽지만,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민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일본에 가서 깜짝 놀랐어요. 일본의 광역지자체에서 규모가 무척 큰 건강문화관을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우리도 만들면 잘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양천구는 지난 3월 초 신월동에 국내 최초로 건강·힐링·복지 종합시설 건강힐링문화관을 개관했다. 김 구청장이 2016년 건강도시협의회 회원 자격으로 일본에 가서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양천구에도 이런 시설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지 5년 만이다. 김 구청장은 “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이나 심리 치유, 상담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건강힐링문화관은 지하 2층~지상 3층, 전체 면적 6999.84㎡ 규모로 건강힐링센터, 체육관, 어린이집, 우리동네키움센터, 모자건강증진센터가 함께 있다. 김 구청장은 건강힐링문화관에서는 “도심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압박감이라든지 코로나 블루 치료도 할 수 있다”며 “특히 명상, 요가, 마음챙김, 미술치유 등으로 구성된 통합 힐링 프로그램 ‘해빛’은 주민 호응이 뜨겁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공원 확장, 찾아가는 복지, 연의목공방 운영 등을 주요한 성과로 꼽았다.

“공원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죠. 걷기 좋고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안양천도 확 달라졌습니다.” 양천구는 목동을 중심축으로 한 양천공원, 파리공원, 신트리공원, 목마공원, 오목공원 등 5대 공원을 새로운 녹지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양천공원을 리모델링한 것을 시작으로 파리공원도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공원으로 만들고 있다.

“찾아가는 복지도 어느 정도 안정적입니다. 백세건강돌봄센터가 두 곳으로 늘어났죠.” 양천구는 2019년 10월 신월보건지소 백세건강돌봄센터에 이어, 지난 3월 말 목동보건지소에 두 번째 백세건강돌봄센터를 열었다. 서울 자치구 15곳에서 백세건강돌봄센터를 운영하는데, 두 곳을 운영하는 자치구는 양천구가 유일하다. 김 구청장은 “백세돌봄건강팀은 의사, 간호사, 영양사, 복지사, 물리치료사 등 5명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운 건강취약계층을 찾아가서 돌보는 ‘주치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말동무도 되어주고, 무엇보다 무척 친절하다”고 했다.

양천구는 지난해 9월 신정동에 연의목공방을 열었다. 김 구청장은 “주변 편의시설이 대부분 여성이 가는 곳이라면 연의목공방은 남자들의 놀이터”라고 했다. 하루 일을 마친 뒤나 주말에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목공지도사 전문과정도 있어 꽤 인기가 높다”고 했다.

“목동과 비목동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해 지역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김 구청장은 민선 6기 때부터 목동과 비목동 지역의 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7년 동안 비목동 지역에 부족했던 공공 인프라를 많이 갖췄다”며 “목동 지역에 비해 비목동 지역은 대단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양천구는 비목동 지역인 신월·신정 지역에 서서울복지관, 보건지소, 중앙도서관, 연의목공방, 건강힐링문화관 등을 조성했다. 지금은 스마트창의인재센터, 생태학습관, 청소년 음악창작센터 등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 인프라를 만들어 비목동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양천구는 중장기 균형발전 계획인 에이치플랜(H-Plan)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치플랜은 양천구 동쪽의 목동 경제·성장 벨트와 서쪽의 남부순환로 문화·물류 벨트, 그 가운데를 잇는 국회대로 교통·환경 벨트의 모양이 영문자 에이치(H)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김 구청장은 “이 중에서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며 “1천 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과 첨단미래교육센터를 만들어 비목동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나이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은 부부는 두 번씩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번 걸음 하지 않도록 75살 이상인 주소가 같은 사람은 함께 와서 백신 접종을 하도록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는 지방자치단체에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겼다.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새로운 역할과 역량이 요구된다. 김 구청장은 “지자체는 방역 현장 최일선에서 현장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며 “단순히 규정에 맞게 일을 처리할 게 아니라 현장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지자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사람들 모두 길거리에 나앉겠다 싶었죠.” 양천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선결제하고 나중에 이용하는 착한소비 캠페인을 벌였다. 양천구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중앙정부에서 동참해 전국으로 퍼졌다. 또한 디지털에 익숙한 청년이 자영업자를 돕는 청년디지털서포터즈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 구청장은 “모두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주민들이 기꺼이 동참한다”며 “이런 게 지자체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양천구는 지난 3월 ‘코로나19 1년의 경험’을 기록한 백서를 발간했다. 김 구청장은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는데 백서를 발간하는 것이 이른 것 같았지만 중간 점검 차원에서 발간했다”며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본 1년간의 경험과 기록을 면밀히 분석해 앞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재선인 김 구청장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며 3선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외국에서 날씨 좋은 날 공원에서 서커스 공연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며 “10분만 걸어가면 길거리에서 전시도 할 수 있고, 공원에서 버스킹도 볼 수 있는 문화공간을 가진 ‘문화도시 양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좌절해서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좌절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죠. 그건 각자 가진 회복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도시도 마찬가지죠.”

김 구청장은 “양천구가 회복력이 높은 도시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회복력은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기능을 되찾는 능력을 의미한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가 끝나면 바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빠른 회복을 위해 저와 양천구 공무원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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