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 청년 10명 중 7명, “내 집 마련이 결혼·출산보다 우선”

서울연구원, ‘서울의 청년’ 주제로 서울인포그래픽스 시리즈 발행

등록 : 2021-10-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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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 74% 내 집 마련 ‘필수’로 여겨

부모 도움 없이 내집마련 불가능 53%

‘내 집’ 포기는 서울 15.4% > 전국 10.9%

행복한 삶의 요건으로 ‘경제력’ 등 꼽아

인간관계 비중은 전국보다 낮게 응답

10명 중 3명 은둔형 “취업 등 잘 안돼서”

서울 사는 청년들에게 오늘날 ‘집’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또한 청년들은 지금 어떤 감정을 지닌 채 살아갈까. 서울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유기영)이 ‘서울 청년에게 내 집이란?’과 ‘서울 청년에게 관계와 감정, 그리고 고립이란?’을 주제로 서울인포그래픽스 시리즈 2편(제321호, 제322호)을 발행했다.


조사 결과 서울 청년이 생각하는 집의 의미는 ‘휴식의 공간’(29.8%)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다. 반면 전국의 청년은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26.7%)이라는 의미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서울 청년들은 집에 대해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21.7%), ‘안전하게 보호받는 공간’(21.4%), ‘나만의 사적인 공간’(14.1%), ‘자산 증식을 위한 중요한 수단’(7.1%), ‘생리위생과 식사를 위한 공간’(4.1%),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주는 공간’(1.9%)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가운데 ‘자산 증식을 위한 중요한 수단’은 서울이 7.1%로 전국 5.6%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사는 2020년 기준 만 18~34살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구방문조사로 진행됐다. 전국 응답자 3520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676명이었다.

서울 청년 10명 가운데 7명은 ‘내 집 마련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는 결혼과 출산보다 필수라고 답했다.

서울 청년의 내 집 마련 욕구는 73.9%로 전국 68.6%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자녀는 꼭 낳아야 한다’와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서울이 각각 38.2%, 38.4%로 전국 응답자 수치 41.8%, 42.0%보다 낮게 조사됐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이유로 서울 청년은 ‘자산 증식과 보전’(30.3%), ‘임대료 상승 부담’(28.0%), ‘이사 안 하고 살 수 있어서’(25.9%) 순으로 꼽았고, 전국은 ‘이사 안 하고 살 수 있어서’(27.5%), ‘자산 증식과 보전’(26.1%), ‘임대료 상승 부담’(23.1%) 순으로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서울 청년의 내 집 포기 비중은 전국보다 높았다. 서울 청년 가운데 내 집을 소유한 비중은 4.5%로 전국 7.8%보다 낮았고, 내 집 마련을 포기한 비중은 서울이 15.4%로 전국(10.9%)보다 높은 편으로 분석됐다.

서울 청년의 ‘현재 사는 집’과 ‘미래의 내 집 마련’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 이상(53.0%)이 ‘부모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보였으며, 현재 부모와 따로 사는 서울 청년의 주거비용(자가, 전세, 보증금)과 월세비용(월세, 사글세 등) 같은 주거 관련 비용을 부모에게 의지하는 비중도 44.4%로 전국(3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 고척동 인근상공에서 바라본 서울시 모습.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혼점·혼술 경험률 높고 “관계보다 나 자신 우선”

한편 서울 청년은 행복한 삶을 위한 요건으로 ‘자아성취와 목표의식’(23.9%), ‘경제력’(23.1%)을 꼽은 반면, 전국 청년은 ‘경제력’(28.1%)과 ‘화목한 가정’(2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서울 청년은 이어서 행복한 삶을 위한 요건으로 ‘건강’(17.3%), ‘화목한 가정’(16.4%), ‘감사·긍정적 태도’(7.6%), ‘친구·대인관계’(4.9%), ‘직업·직장’(4.8%)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서울 청년은 대체로 ‘화목한 가정’ ‘대인관계’ ‘직장’ 같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비중이 전국보다 낮았다.

조사 대상 청년 과반수가 ‘이상보다 현실’ ‘과정보다 결과’ ‘집단보다 개인’ 등 개인이 선호하는 가치관을 더 중요시했는데, 이런 경향은 서울이 전국보다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서울 청년의 경우, ‘모든 일이 힘들게 느껴졌다’(37.3%)고 답한 비중이 높았다. 이어서 ‘잠을 설쳤다’(33.9%), ‘뭘 해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24.0%), ‘세상에 홀로 있는 외로움을 느꼈다’(23.3%), ‘먹고 싶지 않았다’(23.1%), ‘상당히 우울했다’(22.1%)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일주일 동안 ‘혼점, 혼술’을 경험한 비율은 서울 청년이 각각 65.6%, 21.3%로 전국 53.7%, 15.0%보다 다소 높았다.

서울 청년 대부분은 매일 외출하거나, 여가생활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기 위해 외출하지만, 청년 가운데 2.9%는 방에서 안 나가거나 인근 편의점에만 외출하는 ‘은둔형 고립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은둔형 고립 청년 가운데 32.0%는 은둔 기간이 3년 이상에 달하며, 은둔 계기는 ‘취업이 안 돼서’(41.6%), ‘인간관계가 잘되지 않아서’(17.7%) 등을 꼽았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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