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청년 경쟁력, ‘청년취업사관학교’

등록 : 2022-01-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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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조성한 ‘청년취업사관학교’ 2호 금천캠퍼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 제공

종이 없는 시대, 화폐 없는 시대…. 코로나19를 맞이해 우리 사회는 급속한 디지털 전환기를 맞이했다. 산업이 변화한다는 것은 기업 환경이 변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일자리 현장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남을 의미한다.

필자 역시 그랬다. 몇 년간 건설 회사의 스마트 건설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건설 산업 또한 다른 산업처럼 발전하려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체감했다. 하지만 시중에 출시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는 성에 차지 않아 결국은 ‘직접 만들어볼까?’라는 의욕으로 프로그램 개발 독학을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비전문가가 독학한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개발과 응용, 그리고 사업화 전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그럴 때 만난 것이 ‘청년취업사관학교’였다. 독학하며 읽던 책의 저자가 강사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응모해 레벨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수강 신청에 성공해 1기로 졸업할 수 있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서울시에서 청년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4차 산업의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조성한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사관학교다. 서울시가 직업기초능력과 취업 의지가 있는 20·30대 청년 구직자에게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4차 산업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실무 역량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취·창업 연계까지 책임진다.

나의 창업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청년취업사관학교의 강점은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코딩 기초지식, 필기시험, 면접 3단계로 이루어진 레벨 테스트이다. 밀도 높은 토론형 수업,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웬만한 의지와 열정으로는 따라오기 어렵다. 수강생들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수업을 더 선호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수업 내내 질문이 끊이질 않고, 심지어 수업이 없는 날에도 메신저를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능들을 끊임없이 공유했다. 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된다.

두 번째는 무료 교육과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첨단 캠퍼스 환경이다. 민간에서 운영되는 앱, 웹 분야 1인 교육 수강료가 650만원 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수강료가 1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양질의 커리큘럼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수강 경쟁률 또한 치열했다. 또한 수업 규모별로 수용할 수 있는 학습공간들과 최첨단 시설, 다양한 형태의 오픈 공간들로 수강생들은 오로지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으로 조성되어 있다.

교육 기간 동안 프로그램 개발 공부에 올인하여 창업에 성공했지만 창업보다 힘든 점이 있다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개발자 구인이었다. 필자의 경우 이미 검증된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이 수업을 들었던 졸업생들을 영입해 함께 근무 중이다. 구인을 위해 많은 커뮤니티를 찾아봤지만 딱 맞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아 청년취업사관학교 교육과정에 참여한 수료생에게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도 꾸준히 ‘밋업데이’나 청년취업사관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나는 창업부터 구인까지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이뤄냈다. 4차 산업 기술인력을 양성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형 인재를 수혈하고, 청년 취업난을 해소해나간다는 서울시의 목표가 허울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체감했다.

이미 취업의 관문을 지나 창업의 어려움을 겪어본 한 사람으로, 청년취업사관학교가 청년 누구나 자신의 재능과 관심을 직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4차 산업 인재양성소이자 청년 일자리의 양적·질적 미스매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검증받은 개발 인재가 필요한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앞으로 청년취업사관학교의 수료생들이 기다려진다. 2022년에는 더 많은 정보기술/소프트웨어(IT/SW) 기업과 청년취업사관학교의 협업으로 더 많은 청년이 개발자로 자리잡고 꿈을 펼치기를 희망한다.

정욱찬ㅣ㈜팀워크 대표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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