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기 중랑구청장이 지난 18일 오후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중랑망우공간에서 <서울&>과 인터뷰를 마친 뒤 망우미디어홀 앞에서 공간의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류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두 번째 임기 동안 교육, 경제, 문화 등 자족도시 ‘중랑’으로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영역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중랑의 미래 ‘교육’에 예산배분 최우선
교육경비 자치구 최고 수준까지 늘려
제2교육센터 면목동에 임기 내 개관
책 읽기 사업, 초등·성인으로 넓혀가
단지조성, 기업 1천 곳·일자리 1만 개
주택개발, 정확한 정보로 신속 추진
SH 옮겨와 문화회관 등이 생기는 건
구민 염원, 번복 없게 최선 다할 것
“망우공간 등 문화·역사 살려 가며
중랑 구민의 자긍심 키워가고 싶어”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전·현직 구청장 간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수성에 성공했다. 민선 7기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1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던 류 구청장은 불리한 선거 판세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4년간 일궈낸 성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류 구청장은 지난 4년간 공교육 환경 개선과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교육지원경비 예산을 두 배로 늘리고 방정환교육지원센터와 중랑망우공간 개관, 기업센터·봉화산 무장애 숲길 조성 등을 해냈다. 새 임기에선 중랑을 베드타운에서 교육, 경제, 문화 등의 기반을 갖춘 자족도시로 키우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인터뷰는 올해 봄에 문을 연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중랑망우공간 전시실에서 18일에 이뤄졌다.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어떻게 보냈는가?
“지난 임기 초기엔 중랑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잡는 데 매진했다면 새 임기에는 그간 싹을 틔운 것을 어떻게 키워 열매를 맺을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년 성과의 연속 선상에서 덧붙일 것을 찾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방안을 고민했다.”
취임식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날 비가 많이 와 중랑천에 나갔다. 둔치 침수 상황을 확인하고 시설물 등을 긴급 점검하면서 기습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뒀다. 이전엔 중랑천 인접 동네는 상습 침수 위험 지역이었다. 그간 빗물펌프장 4곳, 면목 유수지 등 수방시설을 강화해온 덕분에 최근 기습폭우에도 잘 대처할 수 있었다.”
중랑에도 반지하 주택이 많다는데.
“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다. 이번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많지 않아 주택 침수 피해는 없었다. 반지하 주택은 수해 측면을 넘어서 주거의 질 관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대부분의 반지하 주택이 재개발 지역에 있어 소방도로 등 기본 생활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최우선으로 공공주택을 공급해 지상으로 올려야 한다. 재원과 시간의 문제가 있는데 중앙정부가 주택기금 지원 등에 나서고 광역·기초 지자체가 매칭해 진행하는 방안도 있다.”
첫 결재가 제2방정환교육지원센터 건립과 교육경비 2배 확충 계획과 관련한 것이었다.
“중랑의 미래인 교육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공교육 만족도 1위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교육지원경비를 지난 임기 때처럼 두 배 더 늘려 160억원까지 확충한다. 이는 120억원인 강남구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개관한 방정환교육지원센터는 자치구 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인데, 인기가 너무 많아 1년 만에 포화상태다. 임기 내 면목동에 한 곳 더 열어 교육지원센터가 2곳인 유일한 자치구로 만들 계획이다.”
취학 전 어린이 1천 권 책 읽기 사업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성장기 아이들이 독서를 즐겁게, 유익하게 경험할 수 있게 돕는 사업으로 1천 권은 상징적인 의미다. 보육자가 책을 읽어주는 게 중요하기에 부모 교육을 강화해나가려 한다. 취학 전 책 읽기 습관을 취학 뒤에도 이어갈 수 있게 지난해부터 초등생 1천 권 읽기도 시작했다. 성인 대상으로는 도서관을 더 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구민이 생애 전 주기 동안 책을 가까이하며 행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 복지관 배식 봉사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이 독서 동아리 모임에서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제 마음이 따뜻해졌다.”
류 구청장이 광복절을 맞아 잔디밭에 설치한 태극 문양 바람개비 앞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거나 할 사업은?
“경제는 자족도시로 나가는 중요한 부분이다. 중랑의 상업용지 비율은 전체 면적의 1.9%로 서울시 평균인 4.2%보다 현저히 낮다. 그래서 땅이 생기면 기업이 들어올 공간을 마련하려 했다. 신내지구 택지개발 사업 유보지역에 지식산업센터를 지어 기업 600~700곳을 유치했다. 2센터까지 오픈했고 현재 양원지구에 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기업 1천여 곳이 들어와 1만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노후주택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 필요한 첫 단계는?
“재개발사업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행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조합은 재개발 계획을 짤 때 원주민 정착률, 세입자 문제 등을 포함하고, 행정은 사업성을 높이는 인센티브(용적률, 층고 완화, 사업 기간 단축)를 제공할 수 있게 노력하려 한다.”
지역개발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중랑구는 자체 재원이 적고 재정구조가 취약하다. 구청장 등 지역 선출직들이 재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외부자원을 유치해 예산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 임기 동안 예산 규모를 서울에서 7위까지 끌어올린 상태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서울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강남·강북으로 나누어 보면 강북이 약자다.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옥 이전 추진 일정은?
“2년에 걸쳐 도시계획 절차를 끝냈고 이젠 실행만 남아 있다. 오 시장도 SH 신속 이전을 공약으로 일관되게 내걸었다. SH가 중랑에 오면 동북권에서 가장 큰 공기업이며 랜드마크가 된다. SH 본사 부지에는 구민들의 염원인 문화회관이 생긴다. 정말 의미 있는 사업이다. 번복되지 않고 빨리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생활밀착형 대표 공약을 꼽는다면?
“대규모 투자 사업도 중요하지만, 동네를 깨끗하게 하는 노력도 못지않게 의미가 있다. 수요일마다 아침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100여 회 했다. 동네 주민 스스로 청소에 나서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쓰레기양이 점차 줄어 주민들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지속해서 하는 게 중요하다. 간판, 가로 시설물 정비도 꾸준히 해서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 구도심의 골칫거리인 주차 문제는 현재의 주차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공급을 늘려가며 풀어나가려 한다.”
중랑마실에 이어 구청장 직통문자 운영을 시작했다.
“구민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다. 욕을 먹기도 하지만 주민 목소리를 직접 듣는 데 의미가 있다. 직원들이 고생이 많다. 답변은 웬만하면 전화로 하는데, 화났던 주민들도 고마워한다. 현장을 찾아 대화하는 노력을 쉼 없이 이어가겠다. 아침 청소도 소통의 일환이고, 중랑마실도 곳곳에 간다. 더 확대할 계획이다.”
류 구청장은 많은 주민이 역사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가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을 가까이하며 자긍심을 갖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구민의 자긍심을 키우고 싶다. 중랑은 40%가 녹지로 자연환경이 좋고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성묘하러 가는 곳이었다가 이제는 역사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용운, 방정환, 지석영, 이중섭 등 근현대사를 이끈 선구자 80여 명이 잠들어 있다. 올해 4월 개관한 이곳 중랑망우공간은 전시실과 카페, 휴게시설을 갖춰 중랑의 자랑거리가 됐다. 임기 동안 조직, 인력, 예산을 투입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드시 살려내려 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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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민선 7기 중랑구청장 △서울시 행정1부시장(2015~2017)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행정국장, 대변인 △서울시 사무관 임용(1987) △행시 29회(1985) △홍조근정훈장 △서울대 정치학 학사·행정학 석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 박사 △전남 담양 출생(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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