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학로 시대’ 선도…‘시민 문화권+예술인 활동’ 높일 것

대학로센터 완공과 함께 신대학로 시대 준비하는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등록 : 2022-09-01 17:08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지난 8월23일 동대문구 용두동 서울문화재단 본관에서 재단의 대학로센터 완공을 계기로 ‘신대학로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히면서 밝게 웃고 있다.


세계 최대 소극장 밀집지역인 대학로

지난 2년 코로나 탓 크게 위축된 상태

재단, 7월 말 대학로센터 완공 계기로

‘다시 찾는 대학로’ 만들기에 힘 쏟을 것


극장 쿼드, 다양한 장르 공연 선보이고

축제 시즌화 등으로 문화 향유권 제고

예술인 네트워크 촘촘히 강화해나가며

‘신대학로 시대’ 맞춰 조직개편도 단행


오는 7일 서울문화예술포럼 발족 기점

문화예술계와 교류 협력 확대 등 추진

“서울문화재단이 ‘신대학로 시대’를 여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 8월23일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밝힌 재단의 현안 목표다. 동대문구 용두동 서울문화재단 본관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재단의 대학로센터 활성화와 예술인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학로는 135개의 공연장이 모여 있는 세계 최대의 소극장 밀집지역으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곳이지만, 지난 2년 넘게 코로나19로 상당히 위축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예술가는 다시 뛰고, 시민은 다시 찾는 대학로’가 될 수 있도록 재단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재단의 활동이 대학로를 넘어 우리 문화예술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재단의 대학로센터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대학로센터는 서울문화재단이 2018년 동숭아트센터를 500억원에 매입한 뒤 약 200억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곳이다.

2019년 시작된 대학로센터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 7월20일 ‘대학로극장 쿼드’가 문을 열면서 마무리됐다. 이로써 대학로센터는 지하의 쿼드 극장, 1층 로비, 2층 예술청, 3·4층 재단 사무 공간, 5층 스튜디오 등으로 완전한 틀을 갖추게 됐다.

이 가운데 쿼드는 258석의 객석과 블랙박스 형태의 가변형 무대를 갖춘 창·제작 공연장이다. 연극은 물론, 무용·음악·전통·다원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 이 대표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학로에 공공극장이 생겼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해마다 50여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총 200회에 걸쳐 2천여 명의 예술가가 동참할 것”이라며 “이 중 잘된 작품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등 유통극장의 기능도 갖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2층에 자리 잡은 예술청은 재단이 현장의 예술인들과 협치를 위해서 마련한 공간이다. 예술인들이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자세로 공공예술의 의미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으며, 이를 위해 예술청은 ‘예술인 통합 상담지원센터’와 ‘예술청 창작소 공모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쿼드뿐 아니라 대학로센터의 3·4층은 예술교육, 문화향유, 축제 등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를 관장하는 기획팀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는 “대학로센터에 모인 재단의 기획 인력들은 앞으로 봄·여름·가을·겨울까지 사계절 내내 일상이 축제로 뒤덮이는 시즌제를 통해 시민의 문화 향유권이 현저하게 높이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11월에는 장애예술인 중심의 레지던시로 자리 잡은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라는 이름으로 재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2007년에 개관한 이래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해온 서울연극센터(종로구 대명길3)도 지난 2년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내년 3월에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문화예술의 중심인 대학로에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네 개의 공간이 문을 여는 것은 대학로가 문화예술로 재도약하는 의미가 있다”며, “예술가가 다시 뛰고, 시민이 다시 찾는 새로운 대학로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학로 시대’와 ‘서울문화예술포럼’ 등을 설명하는 이창기 대표.

이 대표는 이런 환경 변화와 재단의 새로운 전략 사업의 추진을 위해 새로운 조직 체제로의 개편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7월18일 인사 때 대학로센터를 총괄하는 대학로센터실을 만들고, 기존에 운영단 형태로 존재했던 ‘예술청운영단’과 ‘극장운영단’을 대학로센터실로 통합했다. 이 대표는 “대학로센터가 리모델링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는 시민들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학로센터’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일사분란하게 신 대학로시대를 열어가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브랜드를 만들고 널리 알리는 것은 결국 서울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여줄 것”이라며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이는 것은 또 예술가들이 서야 할 무대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예술 향유권과 예술가의 활동 강화를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은 또 현재 운영중인 다양한 민관협치 거버넌스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상반기에만 200회가 넘는 협력회의를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연간 500회 이상의 네트워킹 회의를 진행해왔다. 이 대표는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민관협력의 근본적인 구조를 확대하는 것이 ‘예술계 선순환’을 이루는 선결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화할 “재단의 종합적인 거버넌스 운영 개선방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예술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균형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장르별·공간별·기능별·사업별 거버넌스 체계를 갖출 예정이라는 것이다.

순차적으로 구성될 거버넌스는 오는 9월7일 서울문화예술포럼 발족을 기점으로 극장 쿼드, 서울연극센터, 서울무용센터 등 앞으로 약 26개의 거버넌스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16개의 거버넌스와 비교할 때 내용과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서울문화재단이 신 대학로시대를 열고 예술인들의 복지를 강화해나가는 과정에서, 예술청을 비롯해 다년간 축적된 거버넌스 운영 경험을 중시하면서 이를 보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활동을 종합적인 민관 거버넌스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학로 시대’와 ‘서울문화예술포럼’ 등을 설명하는 이창기 대표.

오는 9월7일 서울시청 지하에 위치한 태평홀에서는 발족하는 ‘서울문화예술포럼’은 이에 대한 첫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미 지난 1월 재단의 ‘10대 혁신과제’ 발표 때 ‘서울문화예술포럼 운영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포럼을 통해 서울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계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예술정책 및 미래변화 전망 등 다양한 주제의 담론 형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족과 함께 진행되는 첫 번째 포럼은 ‘포스트코로나 문화예술 전망과 서울의 문화전략’을 주제로 개최된다. 서울의 문화예술 정책 및 전략방향을 공유하고, 팬데믹이라는 급속한 환경변화에 따른 문화예술의 과제와 가치를 모색하기 위한 발제와 강연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는 “서울문화예술포럼은 서울의 문화예술 거버넌스 확장을 위해 각 분야의 예술가, 문화기획자, 전문가 다수가 참여하여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고 서울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주제들을 폭넓게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앞으로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약자와의 동행 및 ESG(환경·사회·거버넌스)와 문화예술’, ‘일상 속 문화향유와 다양성’, ‘지속가능한 예술창작생태계’,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시대의 문화공간’ 등을 주제로 지속적으로 포럼을 개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전개할 다양한 사업을 고려할 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예술가들과 좀 더 넓은 의미의 네트워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많은 의견수렴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예술가와 단체는 물론 학계와 협회 등 골고루 참여하는 방향으로 대표성 획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그간 재단이 시도해 온 다양한 형태의 거버넌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예술가들의 안정적 예술활동을 지원하며, 시민에게는 문화향유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개혁과 혁신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