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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산업으로! 일본에서 배우자

등록 : 2016-09-22 17:28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일본 도쿄 지브리 박물관 옥상의 청동상. 에 나오는 거신병을 모델로 만든 박물관 수호신이다. 자료사진
‘왼손은 거들 뿐’,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낳고, 일본에서만 1억2000만 부 이상 팔린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 1996년 완결됐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작품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만화의 배경이 된 가마쿠라다.

1902년에 달리기 시작한 전차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전차역에 가서 내리면 작품 속 ‘북산고’ 학생들이 이용하던 역사가 펼쳐진다. 주인공 강백호와 채소연이 걷던 철길 건널목도 사진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작은 도시 가마쿠라는 어디에 눈을 둬도 만화에 등장했던 곳 그대로라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은 ‘인증샷’을 찍으러 온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한정판’을 만날 수 있는 곳도 있다. 도쿄 미타카에 있는 ‘지브리 미술관’이다. 지브리 미술관은 관람 인원이 정해져 있어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내부 사진 촬영은 안 되고 시간제한도 있다. 그런데도 기다려서 관람하는 도쿄 명소가 된 까닭은 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템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거신병이 실제 크기로 세워져 있어 만화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전후로 애니메이션 배경이 된 장소, 기념관을 들르는 여행객이 많아졌다. ‘일본 만화 여행’을 테마로 잡은 여행 책과 여행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 이지수 간사는 “일본은 특정 공간과 애니메이션의 단순한 접목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만화거리, 만화축제, 만화박물관도 10년이나 20년 뒤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 관리에 힘써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고운 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