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이어져온 서울 정원 축제
‘녹색 서울로 가는 길’ 시민들에게 알려
작가정원, 공모로 우수작 선발·전시
‘정원 마주 보는 경이의 순간’ 등 구현
가든퍼니처 모아서 정원처럼 꾸미고
‘정원과 인문학’ 다루는 콘퍼런스 진행
시민정원사가 작가정원 해설하는 등
다양한 체험·공연·전시 등도 눈길
정원과 관련한 모든 것을 담은 ‘2022 서울정원박람회’가 9월30일부터 10월6일까지 7일 동안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에서 서울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의 공동주최로 진행된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이어온 정원 축제인 서울정원박람회는 ‘녹색 서울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행사라는 평가를 듣는다. 서울을 비롯한 세계 주요 도시들이 산업화나 인구밀집으로 줄어든 도시 내 녹색공간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 참여로 녹색공간을 늘릴 수 있는 ‘정원’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 전시에서부터 △정원산업전 △정원 콘퍼런스 △정원문화프로그램 등 정원과 관련한 풍성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보여준다.
올해는 특히 행사 장소인 ‘북서울꿈의숲’과 조화를 잘 이루도록 행사가 구성됐다. 과거 놀이동산이었던 드림랜드가 자리했던 곳에 만들어진 북서울꿈의숲은 강북 지역의 대표적인 대형공원으로 칠폭지, 월영지, 청운답원(잔디광장), 창포원, 문화광장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꿈의숲아트센터’와 어린이미술관인 ‘상상톡톡미술관’이 공원 내에 자리해 다른 대형공원과 차별화된 특징을 보인다.
올해 정원박람회는 이런 북서울꿈의숲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이에 따라 박람회 주제도 북서울꿈의숲의 특징을 반영해 ‘꿈의 숲 그리고 예술의 정원’으로 선정했다.
각각의 행사를 살펴보면, 메인행사에 해당할 수 있는 정원 전시가 우선 눈에 띈다. 올해 정원 전시는 작가정원(4곳)을 비롯해 학생정원(6곳), 시민정원(8곳), 팝업가든(9곳), 시민정원사 원형화단(6곳), 푸른수목원 참여정원(1곳)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 가운데 작가정원은 공모에 출품한 47팀의 작품 중 1차 심사로 선정된 ‘직관적 발아’(장찬희 작가), ‘하얀바람’(김지학·설윤환 작가), ‘꿈을 저울질하는 시소’(최윤정·김동민 작가), ‘내 마음의 산책길’(구영미·박지연 작가) 등 4개 작품을 ‘상상톡톡미술관’ 전면에 조성했다.
‘직관적 발아’를 출품한 장찬희 작가는 “정원에서 마주하는 가장 경이로운 순간은, 바로 추운 겨울을 지나 얼었던 땅이 녹으며 식물이 다시 발아하는 순간”이라며 “보기에 화려한 정원을 넘어, 사람과 식물이 생명으로 교감하는 정원의 모습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김지학·설윤환 작가가 출품한 ‘하얀바람’은 자연의 유려한 지형 위에 내려앉아 있던 드림랜드의 이색적인 풍경과 추억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고 한다. ‘하얀바람’의 특징은 유기적인 선형의 담장을 갖춘 것이다. 이에 대해 두 작가는 “유기적인 선형의 담장은 놀이공원의 역동적인 형태로부터 착안됐다”며 “공원과 정원의 경계를 형성함과 동시에 공원의 풍경이 정원 내부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최윤정·김동민 작가의 ‘꿈을 저울질하는 시소’는 꿈을 향해 걷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균형’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두 작가는 “예술은 모순적인 세상의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잡고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자신만이 답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 마음의 산책길’을 출품한 구영미·박지연 작가는 “지금 이 순간의 햇살, 바람, 나무와 풀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장면이 오감으로 기억되는 고유한 순간이자 특별한 예술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밀도 있게 만나는 경험을 통해 온전한 내 마음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원산업의 현재를 살필 수 있는 ‘정원산업전’은 ‘가든퍼니처 특별전’과 ‘가든센터 운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북서울꿈의숲 잔디광장인 ‘청운답원’에서 진행되는 가든퍼니처 특별전은 정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가든퍼니처를 한 곳에 모아 마치 정원처럼 연출한 전시다. 가든퍼니처 특별전을 관람하던 관람객은 전시된 가든퍼니처의 일부에서 휴식을 취할 수 도 있다.
문화광장에서 운영되는 가든센터는 시민들이 정원식물을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정원산업 마켓’이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정원식물을 사고, 전시된 다채로운 장미 품종과 특이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10월4일 오후 2시부터 공원 내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원 콘퍼런스의 주제는 ‘정원에서의 인문·자연 그리고 예술’이다. 정원 콘퍼런스는 공공미술, 미디어아트, 정원 인문학, 정원 디자인 분야에서 도시·공간·식물·환경에 대한 색다른 접근을 선보이는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자리다.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이선 한국전통문화대 교수가 ‘식물(꽃)을 바라보는 시각-한국과 유럽’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는 등, 홍보라 팩토리2 대표(‘커넥티트니스-서로 연결된 채 돌고돌고돌고’), 최정심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생태적으로 순환하는 도시 디자인’), 소수빈 시각예술가(‘현대 예술로 재구성한 식물의 세계’) 등 네 명의 발제자가 정원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서울정원박람회 기간에는 다양한 해설·체험·공연·전시 등도 진행된다. 이 가운데 ‘시민정원사 정원 해설’은 작가정원 4곳에서 시민정원사 2인이 한 조가 되어 작가정원을 해설해주는 시민 주도 해설 프로그램이다.
시민정원사는 일상 속 정원문화 확산과 시민의 녹화의식 함양을 위해 서울시에서 양성하는 정원사다.
잔디광장인 청운답원 메인무대에서 10월 1~6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가든 ○×퀴즈’는 서울정원박람회의 개최 의미와 함께 서울시의 공원여가와 정원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확대를 위한 행사다. 진행자가 낸 문제를 맞힌 정답자에게 기념품을 지급한다.
또 북서울꿈의숲 문화광장에서 진행하는 ‘시민정원사 마을’에서는 시민정원사들이 반려식물 상담 등을 진행하고, 청운답원 메인무대에서 진행되는 ‘구석구석 라이브’에서는 행사 기간 중 하루 2팀씩 공연을 펼친다.
일요일인 10월2일과 월요일인 10월3일 오후 6시에는 청운답원 메인무대에서 ‘가든 시네마’가 펼쳐진다. 2일에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공연실황이, 3일에는 정원 관련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이 무료로 상영된다.
이 밖에 열린 정원에서 누구나 정원 관련도서를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픈가든 라이브러리’(청운답원 메인무대 주변)와 서울대공원·서부공원녹지사업소 8개 기관이 참여해 다양한 목재를 전시하는 ‘서울목공한마당’(문화광장)도 관람객의 발걸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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