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서울 서남권의 ‘힙’한 새 문화 중심지

강서구 ‘마곡 문화의 거리’

등록 : 2022-09-29 15:10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가을밤 푸른 잔디밭에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수백 명이 한데 모여 우리나라의 대표 민요 ‘아리랑’을 부른다. 버스킹 공연자의 선창에 따라 방방 뛰기도 한다. 목말 탄 아이들, 야외 탁자에서 음식을 먹으며 리듬을 타는 이들 등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야외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서울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마곡 문화의 거리’다.

마곡 문화의 거리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과 마곡역 사이 1000m에 이르는 연결 녹지 구간이다. 발산역존, 생태아이티(IT)존, 예술존, 문화존, 마곡역존 등 5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강서구는 2020년부터 네모난 아파트, 빌딩 숲 사이 단순한 잔디밭이었던 공간에 조형물을 세우고 포토존과 무대 등을 설치해 엠제트(MZ)세대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마곡 문화의 거리 인근에는 음식점 340여 곳이 영업 중으로 직장인들이 찾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발산역과 마곡역에서 도보로 5~10분 거리에 위치할 만큼 높은 접근성과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나 거리 조명 등은 오가는 사람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양식을 비롯한 많은 외국 음식점, 젊은 감성의 맥줏집 등 다양한 음식점은 마곡 문화의 거리를 찾는 이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배를 채웠으니 신나게 놀아보자. 강서구는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강서를 만들기 위해 지난 8월2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마곡 문화의 거리에서 ‘매력을 발산하라’를 주제로 버스킹을 개최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인파가 몰리며 마곡 문화의 거리에 문화와 예술이라는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홍대 버스킹 인기 밴드 분리수거의 공연에서는 흥겨운 음악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수백 명이 공연을 즐겼다. 힙합, 인디밴드, 포크 싱어송라이터, 어쿠스틱 밴드, 재즈팀 등 다양한 장르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은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호평을 얻으며 마곡 문화의 거리 인지도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고 있다. 강서구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를 추진 중이다.

먹을거리, 놀거리에 이어 문화·예술작품을 즐길 시간이다. 마곡 문화의 거리 예술존에 위치한 서울 서남부권 첫 공공미술관 ‘스페이스 케이(K) 서울’은 독특한 외관으로 엠제트세대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미술관에서는 픽사 출신의 애니메이터인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 에릭 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오리진>을 12월2일까지 상영한다. 어둠이 내리는 오후 7시30분부터 저녁 11시까지 미술관 외벽 벽면과 공원 바닥에서 상영되는 <오리진>은 총 5분 내외로 순환하는 존재의 여정을 담았다. 이 외에도 마곡 문화의 거리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 25부작’에 선정된 작품 ‘풍경-빛의 물결’과 마곡지구의 넓은 하늘과 구름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구름의 문장’ 등 다양한 작품과 사인판, 포토존이 설치돼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강서구는 앞으로 시비를 지원받아 조형물 2가지를 추가로 설치해 볼거리를 확충할 계획이다.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고 있다면 서울 서남권 경제중심지를 넘어 문화중심지로 도약하는 마곡 문화의 거리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신승우 강서구 홍보정책과 언론지원팀 주무관

사진 강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