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반지하 주택 상태 조사 ‘서울 안전 한 걸음 더’
등록 : 2022-10-06 15:04 수정 : 2022-10-13 15:01
서울시는 지난달 지역 건축사회와 시·구 공무원 합동으로 장애인 거주 침수위험 반지하 주택 상태 조사를 했
다. 현재는 아동 양육 및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제공
이틀 전인 10월5일 서울시가 지난달 건축사회와 함께 주택 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반지하 거주가구 지원대책 중간발표를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가가호호 현장 조사를 나갔던 건축사회의 노력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정책을 만드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현장 조사 때가 생각난다. 애매한 위치의 반지하 주택은 몇 번을 빙빙 돌아가며 폭우에 취약한 지점을 집어내고, 도면 위에 알맞은 침수방지시설을 표시했다. 이 작은 펜 끝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쓰라렸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했다. 이번 주택 상태 조사는 침수 등 재난에 취약한 반지하에 거주하는 장애인 37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폭우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 침수가 시작됐을 때 곧바로 대피가 어려운 지체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반지하 침수는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밤새 물 차는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대피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장애인 가구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사이자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반지하를 단계적으로 조사하고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이어나가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반지하 거주가구 지원대책에서 서울시는 중증 장애인이 사는 반지하 370가구에 대한 침수방지시설 설치, 지상층 이주 등 지원을 시작했다. 또 노인과 아동양육가구 등 순차적으로 조사 대상을 넓혀나가 사각지대에 놓인 주거취약가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말뿐인 대책이 아니라 주거안전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서울시의 행보에 지역 건축사회도 계속 동참할 것이다. 인간이 모든 재해를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위험은 사전에 막고 줄이려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재난에 대비하고 보완할 수 있다. 전문가와 공공의 관심과 노력이 더해졌을 때 우리 사회가 안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리라 믿는다.
이용주 ㅣ 건축사·용산구 건축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