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구로구청장이 9월28일 구로구청 옥상 정원에서 구로구를 바라보고 있다. 문 구로구청장은 노후 주거지 재개발과 함께 지(G)밸리가 있는 구로구를 4차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노후 주거지 밀집해 지역 발전 정체
신속하고 체계적 재개발·재건축 필수
내년 1월 전담기구 ‘추진지원단’ 운영
ICT기업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으로
G밸리 중심 4차 산업 도시 만들 것
청년취업사관학교 설립해 인재 양성
교육·취업·창업 위한 특화지역 조성
부족한 문화시설·예술인 지원 강화
세대 아우르는 소통·공감 복지 실현
가장 중요한 자치단체장 덕목은 ‘소통’
주민이 원하는 ‘구로의 기적’ 만들 것
문헌일(69) 구로구청장은 30년 넘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2014년 새누리당 구로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난 6월 지방선거에 나와 구청장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12년 만이다. 문 구청장은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구로구를 4차 산업의 중심이 되는 첨단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재개발과 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해 저층 주거지를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민선 8기 4년 동안 ‘따뜻하고 변화하는 구로’를 만들겠다는 문 구청장을 지난달 28일 구로구청장실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100일 가까이 됐다. 구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을 텐데 구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선거 유세 당시 전통시장, 지하철역 등 구로 곳곳을 돌며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주민들과 만나며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구로를 살기 좋게 변화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구정 핵심 슬로건인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는 어떤 의미인가?
“‘따뜻한’이라는 단어에는 주민들 각자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걱정하고 해결하려는 진심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가난 속에서 겪은 경험과 이웃에게 도움을 받았던 기억은 어렵고 막막한 이웃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자연스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변화하는’은 오랜 시간 구로에 살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구로의 모습을 들어왔고, 저 또한 변화를 원하는 구민 중 한 사람이다. 이를 구정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미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구청장 집무실에서 민선 8기 구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앞으로 4년 동안 이끌어갈 구로구의 구정 방향에 대해 들려달라.
“민선 8기는 구로구가 지(G)밸리를 중심으로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경제 중심의 첨단산업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서남권 일류도시로 거듭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첨단산업도시, 공감·소통하는 도시, 공부하기 좋은 도시,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일자리가 많은 도시, 골고루 잘사는 도시 등 6개 분야 75개 공약사업을 확정했다. 구체화한 공약과 구정 운영 방향은 ‘주민이 주인공’이라는 신념을 갖고 진행할 것이다.”
구로구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구로에는 저층 낙후 주거지가 밀집해 있다. 장기 미개발 지역 때문에 지역 발전이 정체돼 주민 삶의 질을 저하하고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구로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재개발·재건축이 필수적이다.
먼저 재개발 재건축 관련 법률과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전담기구 ‘재개발 재건축사업 추진지원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지원단이 만들어지면 주민, 구청, 전문가가 활발한 논의를 통해 노후·불량주택을 단시간 내에 신규 주택으로 정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낙후·저층 밀집 주거지를 중심으로 신속한 사업 추진을 돕는 서울시 개발사업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지난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구로구에서는 가리봉2구역과 궁동 우신빌라가 선정됐다. 신속통합기획 사업과 함께 올해 6월에는 노후·저층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모아주택 대상지로 구로동 728번지, 고척동 241번지 일대가 선정됐다. 서울시와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선정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새로운 대상지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하겠다.”
30년간 정보통신기술 엔지니어링업체를 운영해왔다. 구로구에는 지밸리가 있는데, 잘 조합하면 구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구청장은 구로라는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30년 넘게 쌓아온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지밸리 중심의 첨단산업도시 구로를 만들겠다. 지밸리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4차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하겠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핀테크 등의 실무 교육을 하고, 교육 뒤에는 창업이나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 교육·취업·창업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청년교육특화지역으로 조성하겠다. 동양미래대·숭실대와 협력해 지밸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지밸리 기업, 대학과 긴밀하게 협력해 구로를 서남권 대학의 산학 기술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
구로구에는 문화 자산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다. 관련 정책이 있다면 들려달라.
“부족한 문화시설, 예술인 활동 지원을 강화해 어르신, 청소년, 취약계층 등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소통 복지를 실현하겠다. 개봉동 <케이비에스>(KBS) 송신소 부지에 추진 중인 복합문화타운에는 거점도서관을 비롯해 다함께 돌봄센터, 평생학습관 등 문화·교육 시설을 만든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공연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시설도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오류동에 있는 ‘문학의 집 구로’를 대체하는 공간으로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주민 커뮤니티 장소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청소년의 문화활동과 여가생활을 지원하는 청소년 문화의 집도 확충할 예정이다. 궁동·천왕동에 이은 세 번째 문화의 집으로 청소년의 문화 욕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청소년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해 각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부하기 좋은 구로’를 만들겠다. 내년 하반기 고척동에 준공 예정인 구로창의융합교육센터에는 제2구로학습지원센터를 조성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겠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구내 초·중·고에 사물인터넷(IoT) 미래교실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8월16일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계획은?
“40년 넘게 구로에 살면서 안양천에 가곤 하는데, 안양천 주변으로 잘 가꿔진 꽃밭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주민을 보면 같이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앞으로 8개 지자체와 힘을 모아 국·시비 등 예산 확보 등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주민들이 더욱 행복해지는 안양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자치단체장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치단체장의 본분은 주민 목소리를 대변해 정책에 반영하고, 이를 통해 주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의 바람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이 자치단체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첫 번째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구정 운영에 대한 각오를 들려달라.
“모든 문제의 해법은 ‘현장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30년 넘게 정보통신기술 기업을 이끌며 정부, 기업체, 회사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상대했던 경험과 능력을 이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겠다. 주민의 소중한 목소리를 새겨들어 ‘구로의 기적’을 만들겠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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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일 구로구청장은?
△문엔지니어링 대표이사(1994~2022) △새누리당 구로구을 당협위원장(2014) △산업훈장 은탑(2015), 과학기술훈장 웅비장(2010) △용산철도고, 서울과학기술대 전자정보공학과, 연세대 공학대학원 통신방송학(석사), 한세대 일반대학원 정보통신공학(박사) △충남 당진 출생(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