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주민이 직접 가꾸는 ‘허브향 나는 공원’

양천구 신정허브원

등록 : 2022-10-13 14:54

향기가 매력적인 로즈메리와 애플민트, 부드러운 촉감의 수크령과 억새, 독특한 색깔을 가진 은사초와 은쑥 등이 있는 신정허브원은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감각적인 공간이다.

양천구 신정3동 신정허브원은 래미안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기부채납 받은 경관녹지로, 지난해 7월 ‘허브’를 주제로 새롭게 만든 사계절 정원이다. 양천구 가드닝 자원봉사자인 ‘정원친구 1기’가 신정허브원 조성 과정에 참여해 함께 만들었고, 매월 2~4회 꾸준히 관리한다.

신정허브원은 4938㎡(약 1500평) 규모로 왕벚나무 등 키 큰 나무 12종 312그루, 수국 등 키 작은 나무 12종 9906그루를 심었다. 구절초 등 지피식물류는 8종 1만3800포기를 심어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흥미를 더했다. 특히 허브는 은은한 향기와 함께 보기에도 아름답다. 신정허브원에는 로즈메리, 애플민트, 프렌치 라벤더, 세이지, 캐모마일 등 허브 74종 2만 6266포기가 있어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다양한 허브를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색상은 더욱 눈길을 끈다.

신정허브원은 ‘정원친구 1기’를 수료한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한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풀이 심겨 있는 만큼 식물마다 관리법이 다르고 관리에 전문성이 요구된다. 정원친구 1기는 2021년 6월 서울시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 수료자 중 양천구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신정허브원을 시작으로 양천구청역 근처 해누리정원에서도 매월 2~4회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다. 꾸준히 지역사회를 위해 가드닝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정원친구 1기는 공공 정원을 관리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정원친구 1기가 신정허브원에서 하는 가드닝 자원봉사 활동의 주된 내용은 정원 유지관리 활동이다. 봄, 여름, 가을에는 묵은잎 또는 시든 꽃 자르기, 잡초 제거, 물 주기, 비료 주기 등의 작업을 한다. 추운 겨울을 나기 어려운 식물은 겨울이 오기 전 뿌리를 보호하고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땅을 비닐로 덮는 등 월동 작업을 한다. 식재가 더 필요한 곳은 보식을 통해 보완한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울 수 있도록 계절초화를 고려해 식재 식물을 선정하고 있다.

파고라나 벤치에 앉아서 쉬는 사람,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 지나가던 길에 꽃을 보고 향기를 맡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정허브원을 즐기고 있다. 주민들이 잠시 쉬면서 평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또한 정원친구들은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조성부터 관리까지 직접 자원봉사를 하면서 이웃과 교류할 수 있으며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 공원을 가꾸는 사람 모두에게 신정허브원은 이미 의미 있는 공간이다.


이혜원 양천구 공원녹지과 주무관

사진 양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