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전통-현대의 도전적 협연

‘꼭두각시’ 연출 이태원

등록 : 2022-10-13 15:59

“우리의 목표는 도전입니다.”

2022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하는 <꼭두각시>(14~1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이태원 연출은 공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은 ‘음악동인고물’의 전통음악과 ‘고블린파티’의 현대무용이 손을 모아 제작한 것이다. 음악과 무용의 장르적 협연이 정점에 달했고, 전통과 현대의 시대적 간극을 초월해 완벽한 협업을 이루었다.

전통음악의 연주·작곡 전공자들로 구성된 ‘음악동인고물’의 이태원 연출은 전통 창작 분야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려 ‘공연형 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양식에 도전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컨템포러리 댄스에 기반해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고블린파티’와 함께 제작한 <꼭두각시>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작동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계가 인간을 부리는 것인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는 미래에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가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전통 부문으로 최종 선정된 이후 2년 가까이 가장 집중한 부분은 ‘도전’이다. 아무래도 전통공연과 현대무용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구축하고 있는 두 단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이들은 50분간 무대에서 쏟아낼 수 있는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토해냈다. 정확한 딕션을 전달하는 내러티브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완성된 화음으로 선율을 전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이후 깊게 풍기는 여운은 여느 마스터의 희열과도 다르지 않다.

음악동인고물의 이태원 연출은 평조나 계면조 등 특정 조를 따르지 않는 ‘무조(無調)적’이면서도, 약간은 랜덤하고 자유로운 것을 기획하는 게 특징이다. 그것은 음악이 될 수 있는 일정한 흐름을 만든 이후 그것을 앞뒤 맥락 어디에 놓아야 할지 고민해서 완성한다.

“어렵다기보다 다른 장르를 경험하다보니 멤버들이 재미있어했어요. 그동안 갇혀 지냈던 자신의 장르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랄까. 마치 엄마한테 혼나다가 친구들하고 놀이동산 가서 신나게 노는 기억에 비유하고 싶어요. 저는 자식들을 질투하는 엄마의 느낌이었고요.”


글·사진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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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은 음악동인고물 음악감독으로, 작품으로는 <한 노래의 삶과 죽음-가곡에 접근하는 일곱 가지 방법> <국악에 관한 세 가지 논쟁> <예쁜 백조 새끼> <음악기하학의 두 가지 풀이> <국악주의자> 등 공연형 다큐멘터리와 다수의 전통악기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