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이 원하는 변화 이뤄 ‘구민이 행복한 용산’ 만들 것”

민선 8기 구청장의 약속 ⑮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록 : 2022-10-27 14:54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0월19일 녹사평대로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용산이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면적의 70%가 개발 중이거나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구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궈 행복한 용산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면적 70%가 개발 중이거나 예정지

구민 의견 반영토록 참여 기회 확대

용산공원 조성·철도 지하화 등 숙원

정부·국회·서울시와 공조 체계 마련



해방촌 등 재개발·재건축 추진 위해

고도제한 완화·용적률 탄력 적용 제안

다양성 특징 살려 문화콘텐츠 개발

우편 활용 등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운동화 신고 걸으며 주민들과 소통

구민 곁에서 함께하는 구청장 될 터

박희영(61) 용산구청장은 늦깎이 정치인이다. 50대 초반에 동네 이웃들의 권유로 나간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지역 국회의원 정책특보를 거친 뒤 용산 전체 발전을 이끌 ‘준비된 구청장’이란 자신감으로 도전에 나섰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용산구 역대 최다 득표(60.67%)로 첫 여성 구청장의 타이틀을 쥐는 데 성공했다.

박 구청장은 구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궈 구민이 행복한 용산을 만들어가겠다고 공약했다. 용산에서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이슈부터 용산공원 조성, 국제업무지구 개발, 철도 지하화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진행 중이다. 10월19일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서울&>과 만난 박 구청장이 민선 8기 구정 철학과 운영 방향을 밝혔다.

취임 100일 동안의 소회를 말씀해달라.

“현장을 열심히 다녔다. 요즘 아침에 눈뜰 때마다 참 행복하다. 구정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며 구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어떻게 일궈낼지 온 힘을 다해왔다. 구청장 권한의 한계로 아무리 노력해도 못하는 것도 있다. 정부·서울시 등과 공조체계를 갖추고 주민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게 노력을 이어간다. 공약 실천을 위해 냉정하게 바라보고 체계를 갖춰가는 과정이다.”

현장을 찾아 점검하면서 어떤 진단을 했나?

“역시 현장에 답이 있었다. 확인도 하고 부족한 것도 찾아냈다. 개발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뜻이 모여야 한다. 주민들이 계속 만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주민 합의가 이뤄지면 전적으로 지원해주려 한다. ‘현장을 찾아 주민 곁에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는 슬로건을 잘 정했다는 확신이 선다. 현장을 떠난 구정은 동상이몽이다.”

개발 사업에 구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어떤 노력을 하는지?

“실제 재개발 관련 지역 가운데 주민끼리 첨예하게 갈등하는 곳도 있다. 개발 방향, 방식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행정은 철저하게 중립을 지킨다는 태도를 흔들림 없이 보여줘야 한다. 잘못된 정보로 주민 사이에 분란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부터 제공하고 담당 공무원은 알리고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녹사평 보도육교 위에서 멀리 보이는 남산 아래 해방촌(용산2가동)을 가리키며 주거정비 사업 추진 방안을 말하고 있다.

해방촌 주거환경 개선 공약은 어떻게 실행할 건지?

“해방촌이라고 불리는 용산2가동 주변의 생활여건은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구릉지에 길은 좁고 주차 공간은 부족하다.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해 소월길은 90m 고도로 높이가 제한돼 있다. 고도제한 완화부터 서울시에 요청하겠다. 고도제한 완화가 어려울 경우에는 용적률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서울시와의 공조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면적의 70%가 개발 중이거나 예정인 용산구에 지금은 지역 숙원사업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골든타임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오면서 용산공원 조성에 용산구 참여의 물꼬를 텄다. 도로 조성, 도로명 부여, 도로 조명 사업 등의 업무를 추진하며 관련 부처와 협의 통로가 생겼다. 정부, 국회, 서울시, 용산구가 함께 소통해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4각 공조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공조를 통해 추가로 제안한 사업을 말씀해달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할 여의도공원 2배 규모의 정비창 지역도 용산구 전체 발전 계획에 맞춰 진행되게 제안했다. 국토부의 주택건설 비중 50%를 30%로 낮추고 대신 주변 배후 지역 재개발, 재건축 등에서 흡수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환된 미군기지 중 하나인 캠프김 부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반 공동주택 공급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요지라 복합문화사업지구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구청장뿐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 서울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용산구 정체성을 담은 문화콘텐츠 개발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는지?

“우리 구의 가장 큰 특징은 계층, 인종, 종교, 문화 등의 다양성이다. 남산과 한강 수변지구, 용산공원 등 뛰어난 자연환경에 10여 개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있다. 좋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문화콘텐츠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이태원 지역에 편중된 공연을 내년부터 5개 권역에서 펼쳐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문화시설이 밀집한 한남동엔 지역 자원을 연계해 문화의 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용산문화재단 설립도 추진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등기 우편 서비스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재난 대응에 행정력이 쏠리면서 복지 사각지대가 늘었다. 용산우체국에서 사회기여 방안으로 등기 우편 서비스를 활용해 고립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가구를 선정해 복지서비스 정보를 담은 우편물을 보내고 용산우체국은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를 살피는 방식이다. 사각지대를 줄여가는 좋은 아이디어라 수용해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다.”

주민과의 만남을 최대화하겠다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 계획인가?

“소통 강화는 주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로 이어진다. 주민을 많이 만나는 게 좋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차를 타는 대신 운동화를 신고 걸어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서 의견을 들으려 한다.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겨울엔 학부모와 유튜브 채널에서 토크쇼를 열 계획이다.”

구청장을 이어달리기 선수라고 했다. 어떤 마음의 자세로 임하는지 말씀해달라.

“임기 동안 모든 것을 다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스스로 다짐한다. 실제 임기 안에 이루기 어려운 사업이 대부분이다. 한남뉴타운사업의 경우 20년이 넘었는데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구정은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라 이어달리기라고 생각한다. 지역 발전은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임자가 진행한 우수사업은 이어가고 주민이 행복한 용산의 발전을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다 후임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싶다. 늘 구민과 함께하며 곁에 있는 구청장이 되겠다.”

글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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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용산구의원(2014~2018) △국민의힘 용산당협 부동산 정책특위 위원장(2021~2022) △권영세 국회의원 정책특보(2021~2022)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경남 의령 출생(1961)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