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추구하려는 회사의 목표가 문화의 가치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백일장의 시상식이 열린 지난 13일. 차세대 작가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을 40년째 후원하고 있는 동아제약 최호진(56) 대표는 문화예술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수필집을 발간하고 문인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던 강신호 명예회장에게 영향을 받았다지만, 그는 대표로 임명된 이후 문화예술 후원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렸다. 그가 과거 커뮤니케이션 실장으로 임명된 이듬해, 오래도록 참가비를 받아 운영하던 것이 아쉬워 후원금을 늘려 참여자들의 참가비를 없앤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초기에는 주부백일장의 연령 제한으로 학생이 제외됐는데 꼭 주부만 참여할 필요가 있나요? 2017년부터 초·중·고등학생을 포함해 전 연령층으로, 심지어 국내 거주 조건도 빼서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까지 들어와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습니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백일장에서 상을 받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금뿐 아니라 경비 일체를 지원할 정도로 후원을 늘렸는데, 올해는 600명에 가까운 응시자가 몰릴 정도로 백일장은 대성황을 이뤘다.
동아쏘시오그룹이 백일장에 후원을 시작한 1980년대는 기업이 문화와 접목하는 시기였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98년부터는 후원을 넘어 주체가 되어 ‘대학생국토대장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룹은 이를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문화의 일환으로 전개해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룹사 사명도 ‘함께’라는 의미를 담은 라틴어 ‘쏘시오’를 넣었단다.
한편 최 대표는 이번 시상식을 통해 등단한 30명의 작가에게 바라는 메시지를 이렇게 밝혔다.
“백일장으로 문화를 접했지만 이것은 향후 더 발전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취미를 넘어서 역량을 발전시키면 아마추어에서 프로로서 문화에 기여할 수 있어요. 저희도 더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응원하겠습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 최호진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광고회사 코래드(1992~1999), 제일기획(1999~2010)을 거쳐, 동아제약 커뮤니케이션실장(2010~2014), 마케팅실장(2015)을 지냈고, 2016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