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대국 스위스는 알프스 산악열차로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악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고지대에 형성된 동화 같은 마을, 광활한 자연환경 등을 즐길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를 즐기려면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까운 공원에서 스위스를 만나볼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 함께 화랑대 철도공원 안에 개관하는 ‘노원기차마을’로 스위스 여행을 떠나보자!
노원기차마을은 지상 1층, 연면적 445㎡ 규모로, 스위스의 알프스 산과 시골 마을, 주요 도시를 미니어처로 제작한 전시·체험관이다. 컴퓨터 제어로 움직이는 87분의 1축소 모형 기차가 아름답게 구현된 스위스 시골 마을과 호수, 도시 등을 다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키오스크로 입장권을 산다. 입장권도 열차 티켓 모양이다. 입장과 동시에 ‘신이 빚어낸 알프스의 보석’ 융프라우행 기차에 탑승하고 동화 속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만날 수 있다. 동작 버튼을 누르면 하이디 주제가가 나오고 하이디가 탄 그네가 움직인다. 로이스강의 백조와 오리 떼가 바위섬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강변의 꽃차와 모터보트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 꿈과 상상의 나래에 빠진다.
꽃으로 장식된 카펠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기차를 타고 반짝이는 루체른 호수와 아름다운 시골 마을로 여행을 계속해보자. 쉴 새 없이 스위스의 도심과 마을 그리고 설산을 가로지르는 기차 앞에는 카메라를 부착해 주위 풍경을 마치 기차 안에서 보는 듯하다.
전시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터호른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전경 그대로를 높이 1천분의 1로 축소해 4.4m로 구현해냈다. 눈을 헤치고 달리는 산악기차는 오르막길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아슬아슬한 여행을 계속한다. 전시관 중앙에 있는 국회의사당과 대성당 건물은 수도 베른에 있다. 구시가지 전체가 아름다운 건축물로 가득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만큼 역시나 눈길을 끈다.
라우터브루넨 계곡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관광객들, 몽블랑에서 하늘 위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 로잔 호숫가에서 물고기 입질이 온 낚시꾼, 마터호른 산사태와 구조헬기 출동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 루체른 카니발 퍼레이드에서 오징어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제네바 깊은 숲속의 몬스터, 로잔의 우시성 교도소에서 탈출하는 죄수들 등 유머러스한 연출 또한 볼만하다. 증강현실(AR)로 보여주는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스키어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한참 동안 눈을 뗄 수가 없다.
스위스에도 밤이 찾아온다. 전시관에 밤이 오면 점점 어두워지며 건물마다 가로등마다 조명이 불을 밝힌다.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낭만적인 밤거리를 걷는다고 상상하니 황홀해지기까지 하다.
기차는 장소와 장소를 연결도 하지만 과거와 미래, 세대와 세대를 잇는 매개체로도 활용된다. 기차에 대한 향수가 있는 기성세대부터 장난감 기차와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한 어린아이들까지 모든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젊은이들의 데이트코스로도 훌륭하다. 경춘선숲길을 걸어 화랑대 철도공원을 둘러보고 노원기차마을을 구경하다 보면 따뜻한 차 한잔과 휴식이 간절해진다. 이때 기차가 음료를 배달해주는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어둠이 내린 시간, 카페 2층 테라스로 올라가면 오색찬란한 조명으로 빛나는 화랑대 철도공원 내 불빛정원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저물어 가는 가을,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화랑대 철도공원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정은선 노원구 미디어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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