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선, 지방선거가 있어 어느 해보다도 버려지는 현수막이 많았다. 거리와 건물을 현수막으로 도배하는 선거 문화는 국민 세금으로 기후위기를 가속한다며 법제도 개선의 목소리도 컸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한 가운데, 강북구 등 몇몇 자치구는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강북구는 폐현수막을 마대로 재활용해 지역 봉제협회에 지원하는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기존에는 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 전통시장에 보급했다. 내년 봉제 폐원단 소재별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강북구가 올바른 배출 방법 안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봉제업체의 폐기물 처리 비용도 줄여주기 위해 추진했다. 예산은 환경부에서 받은 인센티브 4천만원으로 진행한다. 지난 5월 환경부가 주관한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계획 평가’에서 강북구가 전국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되며 받은 상금이다.
폐현수막 재활용으로 만들어지는 마대(700×900㎜)는 8700장이다. 이 가운데 약 8천 장은 봉제협회에 나눠준다. 나머지는 재활용품 수집 등을 위해 동 주민센터가 활용한다. 봉제업체는 폐원단을 버리는 데 종량제 봉투 대신 마대를 사용해 비용을 줄인다.
마대 배부는 7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13개 동 주민센터와 사단법인 강북패션봉제협회, 서울강북패션협회를 통해 권역별로 배부된다. 구는 배부에 앞서 지난 4일 강북구청장실에서 두 협회 관계자를 초청해 폐현수막 마대 전달식도 열었다.
재활용 마대에 담긴 폐원단은 내년 3월까지만 강북구가 수거한다. 구 관계자는 봉제업체에 가급적 올해 안에 마대를 모두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강북구가 폐현수막 재활용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돼 받은 인센티브가 또 다른 재활용 사업으로 이어져 뜻깊다”며 “자원순환 실천에 앞장서 강북구를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강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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