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실날실

마을 고샅고샅 안내해줍니다

등록 : 2016-10-06 15:51
지난 6월26일 삼태기마을로 알려진 월곡2동에서 진행된 성북마을견문록.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와 아트버스킹이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다. 아트버스킹 제공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저녁을 함께 먹어서 좋았어요.” 마을여행 참가자의 소감이다. 마을여행은 주민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여행이라 하면 한가득 짐을 싸고 이국적인 곳으로 떠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 역시 일상의 관점에서 벗어나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많다. 마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보이며 우리 마을이 보인다.

서울 성북구의 예비사회적기업 아트버스킹(070-4473-0880, facebook.com/artbusking)은 아직 낯선 마을여행을 2014년부터 꾸준히 알리고 운영해온 마을문화기획사다. ‘아트’는 문화, ‘버스킹’은 거리공연으로, 문화를 거리공연한다는 뜻이다. 문화예술은 박물관, 미술관에만 있지 않다. 길거리, 우리들의 일상 곳곳에서 숨 쉬는 문화예술을 함께 누리자는 취지다. 김경서(41) 아트버스킹 대표는 “예술가들에게는 삶으로서의 예술을, 시민들에게는 예술적인 삶을 나누고 싶어 마을문화기획을 시작했다”고 한다.

마을여행 역시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아트버스킹만의 마을문화기획 관점이 담겨 있다. 2014년에는 서울시 마을만들기종합지원센터와 함께 ‘마을탐방프로그램 마을이야기’를 진행하며 다양한 마을탐방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으로 마을여행사무소 ‘마을로행’을 오픈하고 성북구 마을여행 기획단을 운영했다. 올해는 성북 연수형 마을여행 ‘성북마을견문록’과 서울 마을공동체 일주 여행 ‘8.0일간의 서울일주’를 진행했다. 성북구뿐만 아니라 성안마을, 천왕동마을, 공릉동꿈마을 등 서울의 다양한 지역 마을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공동체와 관계를 맺고 있다. 관광, 마을 연구, 연수 등 다양한 목적의 마을여행을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을코디네이터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국제관광객은 12억 명이다. 2030년에는 1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항공의 등장,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세계 각지로 자유여행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관광객 때문에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일상 공간이 관광지로 변해 주변이 시끄러워지고, 관광객 상대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건물임대료가 상승해 기존 주민이 어쩔 수 없이 다른 데로 이주해야 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관광+젠트리피케이션)도 한 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처하기 위해 2017년을 ‘지속가능한 관광의 해’로 정했다. 서울시도 세계관광기구와 함께 지난 9월20~21일 양일간 ‘2016 서울 공정관광 국제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지역주민을 배제한 대도시 관광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이 우선되고 주민의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마을여행이 공정관광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