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불화를 겪고 있다면 나의 내면아이를 만나보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리치료사로서 어린이와 부모를 상담하는 원정미 상담사가 저서 <가족이지만 타인입니다>(서사원 펴냄)에서 강조하는 말이다. 내면아이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깃든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로 인해 형성된 자아’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들이 유년기 시절에 해결하지 못한 이슈들로 성인기에 정서적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은이는 여자의 덕목은 남편 집안의 대를 이어주고 남편을 섬기는 것이라 믿었던, 지독히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자라나 행복을 꿈꾸며 결혼했지만, 곧 자기 아이에게 소리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미술치료와 상담심리를 공부하면서 자기 안에 있는 ‘내면아이’를 만난다. 지은이는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며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또한 그것을 너무도 부끄러워하고 싫어했던 자신의 과거도 되돌아본다.
그는 그런 아픔을 직면하면서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를 행복한 가정에 대한 어마어마한 간절함으로 바꾸어낸다. 그리고 과거를 치유하고 진정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게 됐다.
사실 가족과 불화가 생긴다면 누구나 당혹스러운 마음일 것이다. 어쩌면 상당수 사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를 향해 날 선 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연애때랑은 딴판인 남편과 피 터지게 부부싸움하는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인데, 그들과 이렇게 불편한 관계가 된다면 기댈 곳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이라 해도 마음을 서로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으려면 서로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마치 타인을 대할 때처럼…. <가족이지만…>은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대물림되는 것을 막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내 부모와 조부모까지 3대의 성장 과정을 이해할 것, 둘째, 성장 과정을 돌아보며 나의 내면 아이를 만날 것, 셋째, 상처 준 가족을 용서, 화해하려 너무 애쓰지 말 것, 넷째, 나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할 것,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로 이 모든 과정을 평생에 걸친 장기 플랜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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