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에어스페이스 1호점은 청년의 주거 공간으로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가격이 저렴하고 관리비를 어떻게 쓰는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거기에다 서로 잘 아는 동료들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우울증 등을 겪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요리로 어울리 팀이 함께 요리하고 있다.
제약 많은 주거환경 고민하던 청년들
셰어하우스 입주로 만족감 높은 생활
연 1% 낮은 이자로 보증금 절반 융자
투명한 관리비 운영…단톡방에 공개
쉬운 요리 꾸러미로 공동 식사도 척척
공용 공간 활동으로 우울감 낮아지고
사소한 부분까지 일정 공유…안전 만점
셰어하우스, 청년주거문제 ‘해결 열쇠’
셰어하우스는 어떤 곳일까? 그리고 그곳에서의 생활은 우리 청년들에게 어떤 이로운 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본 주거공간은 원룸, 하숙집, 고시원, 기숙사, 개인이 운영하는 셰어하우스 등이 있는데, 그곳들에서의 경험은 나쁘지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 가격이 저렴하면 생활환경이 불편했고 가격이 비싸면 달에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가 줄어 마음이 불편했다. 이런 경험 끝에 우리는 이곳, 에어스페이스 1호점에 정착하게 됐다. 그 이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1. 월세를 아끼는 방법
사회주택인 에어스페이스는 사회주택협동조합에 가입돼 있어 그곳에서 ‘따사기금’(따뜻한 사회주택기금)이라는 보증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따사기금은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사)나눔과미래에서 진행하는 사회주택 입주민 보증금 융자 사업이다. 대출은 보증금의 50%까지 지원되며 분할상환시 이자는 연 1%, 만기 일시상환시 이자는 연 2%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에서는 올해 2022년 청년 월세 지원 1기를 모집했다. 지금 내가 지내는 셰어하우스는 사회주택으로 청년 월세 지원 대상이다. 심지어 에어스페이스의 임차보증금과 월세액은 가장 우선적인 선정 구간에 해당한다. 소득기준만 맞는다면 선정될 수 있어 현재 에어스페이스에서 신청한 대부분의 청년이 월세 지원금을 받고 있다. 월세가 워낙 저렴해 월세 대부분을 지원받는 셈이라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해졌다.
2. 내가 낸 관리비, 어디에 쓰일까?
입주민들은 매월 관리비로 6만원씩 내고 있다. 내가 지방에서 대학을 다닐 때 원룸에서 자취하며 냈던 관리비는 도무지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몰라 아깝다는 생각이 매번 들었다. 그러나 이곳 에어스페이스에서는 매달 관리비, 각종 공과금 등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카톡 단체대화방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관리비는 매주 2번씩 이루어지는 공용 공간 청소 비용에도 쓰이고 생필품을 사는 데 쓰이기도 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커뮤니티 모임을 할 때 참석하면 1인당 1만원씩 관리비를 페이백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돌려받은 돈으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사서 함께 먹으며 친목을 다지고 회의도 하면서 더 나은 공동 주거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3. 들어는 보셨나 ‘요리 쉬워 꾸러미’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커뮤니티 모임에 참석한 나는 꾸러미에 대해 얘기를 듣고 단순히 ‘음식을 한 끼 배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꾸러미를 받아보았을 때 그 안에는 우리가 직접 음식을 해먹을 수 있게끔 잘 손질된 재료와 조리법이 적힌 종이가 들어 있었다. 꾸러미는 협동조합 관악위즐과 경북 상주 농민들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매달 다른 종류의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재료가 우리에게 전달된다. 이 사업을 통해 우리는 안전하고 건강한, 믿을 수 있는 유기농 농산물을 먹을 수 있어 좋고 상주 농민들은 고정적인 판매처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도농 상생이 잘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번 꾸러미에는 채소육개장과 햅쌀밥을 만들 수 있도록 햅쌀, 들기름, 느타리버섯, 데친 토란대, 고사리, 대파, 육수, 간 마늘, 집간장이 들어 있었는데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들어 있어서 따로 재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 바쁘고 귀찮아 끼니를 대충 때우던 하메(하우스메이트)들과 나는 그날 저녁에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었고 모두 오래간만에 집밥다운 집밥을 먹을 수 있었다.
4. 공용 공간이 있다는 것
요즘 청년들의 우울증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간다고 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혼자 생활하면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나는 두말없이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해보기를 추천할 것이다. 대학생 시절 원룸에서 혼자 생활할 때의 나는 빨래와 조리와 주거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한 칸의 좁은 방 안에서 살았다. 자연히 우울함도 느꼈고 생각도 점점 비관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서울로 와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공용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집에 내 방 외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는 것,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자기 방 안에만 갇혀 있지 않게 한다.
5. 불편한 점? 말만 해!
에어스페이스의 경우 한 층에 공용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가구수는 총 여섯이다. 우리가 함께 지켜내고자 하는 규칙은 한 달에 한 번 커뮤니티 모임을 통해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11월에는 겨울이 다가오기 전 방한을 위해 어떤 작업을 하면 좋을지 대표자 회의에서 안건을 냈고, 창문 틈을 막아주는 방풍지를 부착하는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런 시설적인 부분은 사전에 에어스페이스 쪽에서 지원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 입주민들은 금전적 부담 없이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또 일방적인 제공이 아닌 대표자 회의를 통해 서로가 만족하는 해결책을 내놓는 그러한 소통의 장이 매달 에어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6.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최근 안타까운 사고로 많은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 밤 타 지역에 홀로 지내는 자식들 걱정에 부모님들의 마음고생도 크셨다.
그러나 셰어하우스에서 지내는 청년들은 꽤 친목을 잘 다지고 있다. 누가 어디서 일하고 언제쯤 집에 돌아오는지, 더 나아가 오늘 어떤 약속이 있어서 늦는지, 이러한 사소한 부분도 함께 공유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있다. 그렇기에 비상시 부모님들이 연락하실 수 있도록 서로의 연락처를 나눴고 평소에도 서로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릴 수 있다면 청년에게 그보다 더 좋은 주거지가 있을까?
7. 주변의 활용 가능한 시설들
보통 서울에서 저렴한 주거를 찾으면 주변 시설에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간단히 산책할 장소조차 없어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우리 에어스페이스 1호점의 경우 바로 앞에 도림천 산책로가 있다. 이곳에서 많은 동네 주민이 나와서 산책과 운동을 즐긴다. 이런 활발한 동네 분위기는 아주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준다.
더욱이 셰어하우스 바로 앞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무려 3곳이나 있다. 주변에 고시원도 많아 비슷한 상황의 청년들이 대중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이 따릉이를 매우 애용하고 있다. 나도 마침 출근지가 근처여서 이 따릉이를 잘 활용하는데 그 덕에 원래 지출되던 교통비의 절반보다 더 아끼고 있다.
최근 한 설문에서 서울시 1인가구의 51.8%가 주거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나는 이에 대한 해답 중 하나로 우리 에어스페이스 셰어하우스를 제시하고 싶다. 이곳에서는 여러 사업을 통해 다양한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청년 주거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주거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 지낼 때 느끼는 외로움, 불안감을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입주민들은 이곳에 정착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에어스페이스 1호점 입주자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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