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팬데믹 이후 지역의 일상과 함께한 예술, 지역의 의미 깨우치다

일시적 개입(~1월21일)

등록 : 2022-12-22 16:09

인도네시아 미디어 지식 연구 단체 ‘코무니타스 구부악 코피’의 ‘포스 론다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서부 솔록의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공간을 활성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포스 론다는 독재자 수하르토 정부 당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장소였는데, 이제는 농작물과 농경,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 단체는 포스 론다에서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을 제작하며 지역민들과 관계를 만들어간다. 이런 활동이 대화와 놀이 형태로 나타나는 게 흥미롭다.

‘일시적 개입’은 이 ‘포스 론다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외 예술가 14팀이 지역성을 주제로 만든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참여 프로젝트 등 60여 점을 선보인다. 팬데믹 상황에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게 되자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 활동이나 가까운 지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주요 배경으로 했다. 행정구역 중심으로 형성되던 ‘지역’의 의미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관계, 연대의 기록, 결과물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작가 그룹 ‘거제 섬도’는 조선 산업이 발달한 거제도의 지역성을 다뤘고, ‘김현주×조광희’는 의정부 기지촌 마을 커뮤니티에 주목했다. 제주, 부산, 광주 등 국내 지역 사례와 취향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사례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주제들도 다채롭다. 작품은 영상, 사진, 설치, 사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또한 전시의 이해를 돕는 글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예술의 사회적 활동과 지역적 역할 고찰, 도시 공간과 예술 실천의 관계, 가치와 방식을 지향하는 로컬 활동, 트랜스 로컬리티 등을 주제로 리서치 기반 활동을 추진하고 연구해온 기획자와 연구자 필진 여섯 명의 글이다.

아르코미술관 1층의 스페이스필룩스 공간 한쪽 면은 흰색 종이와 캔버스인 채로 비어 있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덴마크 아티스트 예페 하인의 ‘글로벌 액츠’ 프로젝트가 설치될 곳이다. 24일 하루 동안 3회에 걸쳐 약 90명의 관람객이 각자의 ‘호흡’을 파란색 페인트로 색칠해 ‘나와 함께 숨을’이라는 작품을 완성하고, 그대로 전시된다. 23일(금)까지 선착순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장소: 종로구 혜화동 아르코미술관 시간: 오전 11시~저녁 7시(월요일·1월1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760-4608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사진 아르코미술관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