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결식이웃 안전망 만드는 데 함께해요”
10주년 맞은 1호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도시락’의 최강종 이사장
등록 : 2022-12-29 15:08
최강종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12월7일 조합 회의실 창립총회 기념 대형 현판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그는 “새해엔 조합원의 뜻을 모아 더 많은 사회적 성과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협력사업에서는 결식아동, 홀몸 노인에게 위생적인 양질의 무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했다. 조리와 배달 일은 취약계층이 고용되어 맡았다. 지점들의 설립과 운영비는 행복나눔재단이 지원했다. 지점들은 개별적으로 식자재 구매, 메뉴 개발 등의 사업을 운영했다. 사업 지속성을 위해 협력모델에 변화가 필요했다. 지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식자재 공동구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이 추진됐다. 당시 중구 점장이었던 최 이사장이 초대 이사장직을 맡아 3년 동안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식재료 구매와 메뉴 개발 등을 개별 센터가 아닌 조합 차원에서 하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위생관리 공동교육도 하며 공공급식 공동수주 사업을 할 경쟁력을 갖춰갔다”고 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되면서 지점은 센터로 바뀌었다. 현재까지 센터의 90%가 영업을 이어왔고 지난해 150만 개의 도시락을 판매해 260억원의 매출을 냈다. 사회적협동조합의 공동 식자재 구매 매출도 90여억원에 이른다. 센터 직원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도 50명이 넘는다. 조합과 센터는 2017년부터 장기근속 포상을 해오고 있다. 대상자는 순금 5돈의 골드바를 받는다. 비용은 조합과 해당 센터가 반씩 부담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경제적 성과와 함께 사회적 성과를 추구한다. 많은 사회적경제 기업이 생존과 지속성에 집중하다보면 사회적 가치 실현 부문이 약해지기 쉽다.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도 외부에서 이런 평가를 듣기도 했다. 올해 그가 두 번째 이사장직을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그간 조합원이 함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왔기에 이제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데 관심을 더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나이가 있어 주저했는데 후배들이 틀을 갖추는 데 같이 하자고 손을 내밀어 잡게 됐다”고 했다. 최 이사장은 1998년부터 푸드뱅크, 자활공동체 등에서 도시락 부문을 맡아 운영해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2005년 개인 사정으로 한동안 쉬었다가 행복도시락과 이어지면서 또다시 도시락 사업을 하게 됐다. 그는 “(도시락 업을 하는 게)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나섰다”고 했다. 내년부터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은 ‘행복두끼’ 사업에 조합원의 뜻을 모아 참여도를 높일 계획이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결식 우려 아동에게 일정 기간 행복얼라이언스(SK그룹이 중심이 되어 만든 사회공헌 네트워크) 회원 기업들의 후원으로 도시락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지방정부가 아동 급식 지원제도에 편입시켜 지속해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3년 전부터 참여해왔다. 행복얼라이언스에는 113개 기업, 63개 지자체, 30여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얼라이언스를 비롯해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과도 협력해 (행복두끼 사업이) 활성화되도록 역할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최 이사장이 새해에 이뤄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가는 것이다. 센터마다 처한 여건도, 안고 있는 문제도 다르다. 그는 “마음을 합치는 게 어렵지만 구심점을 만들어 더 많은 조합원이 참여해나가는 방식으로 풀어가려 한다”고 했다. 그는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을 ‘꿈꾸는 애벌레’에 비유한다. 결식이웃의 안전망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해가길 바란다는 마음에서다. “우리 조합이 결식 우려 이웃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시민들에게 박수받는 사회적협동조합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