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을 통한 자기통찰은 모든 삶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생황의 관대가 하늘로 솟아 간절함이 하늘에 닿고 아쟁의 명주실 배음이 땅을 울리는 동안 제 음악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샤먼이 될 수있을 겁니다.”
오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14회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아창제)에서 연주하는 국악관현악 작품인 ‘샤먼’을 강솔잎(35) 작곡가는 이렇게 소개했다. 전통음악에 근간을 둔 그의 연주 ‘샤먼’ ‘염원’ ‘무당’을 들으며, 이 작품의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지 궁금했다.
“월드컵 축구를 보는 사람들은 문화생활로 인식하지만 선수들은 그렇지 않듯이, 한국음악을 전공한 제가 경연대회에 나가면 애간장을 태웁니다. 이 곡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염원을 들려주고 싶어요.”
무당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색의 천을 단 대나무는 ‘하늘에서 신이 잘 내려오기 위한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하는데, 그런 의미를 담아 이번 곡에서도 하늘로 솟은 악기를 고민해 생황과 소아쟁을 협연으로 선택했다. “생황은 비주얼적으로도 하늘의 느낌을 잘 전달하며, 소아쟁은 하늘과 땅의 소리가 만나는 소리에 적합”하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공연을 앞두고 그가 소속된 전주시립국악단에서는 시청에 대형 펼침막을 붙여 화제를 모았다.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전 단원이 버스를 타고 공연을 보러오기도 한다며, 동료뿐아니라 악단에서도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악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이유도 국악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국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굿장단과 타악기 연주뿐 아니라 서양 악기도 많이 들어가요. 매번 공연하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주자가 연주하면서 희열에 차는 경우도 있지만 듣는 사람이 즐거워야 해요. 나만 알아듣는 음악보다는 누가 들어도 편안하게 따라갈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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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솔잎은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와 홍익대 대학원뮤지컬 작곡을 졸업했으며, 현재는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35회 대한민국작곡상 수상(2016), 제26회 KBS국악대경연 장원(2016), 제33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작곡부문 입상(2013), 제28회 동아국악콩쿠르 작곡부문 입상(2012), 21세기한국음악프로젝트 입상(2011) 등을 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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