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시민 주도, ‘생활 속 환경문제 개선’ 확대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1998년부터 실천 공모사업 해마다 추진

등록 : 2023-01-19 15:09 수정 : 2023-01-19 15:17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10월26일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청소년연합축제 청청’ 교육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커피박비누 만들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새달 13~16일 접수, 최대 3천만 지원

지난해 19개 단체 뽑혀 약 9개월 활동

‘조사·실천·교육·캠페인’ 9만여 명 참여

단체별 사업 사례 책자 온라인에 공유

“더 많은 시민 함께하게 적극 알려야”

‘녹색서울 실천 공모사업’(녹색실천사업)이 올해로 25년째를 맞았다. 시민 주도로 생활 속 환경문제를 개선해나가는 사업으로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1998년부터 해마다 진행해왔다. 올해 공모사업 접수 기간은 다음달 13일부터 16일(오후 6시)까지다. 선정된 단체(서울 비영리 단체·법인, 사회적협동조합)들에는 사업별로 최대 3천만원, 모두 4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9개 단체가 뽑혀 9개월 동안 활동했다. 단체들의 조사, 실천, 교육, 캠페인 등의 활동에 시민 약 9만2천 명이 참여했다. 어린이집 아이들부터 초중고생, 청년, 중장년 등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했다. 조사 활동은 도로변 미세먼지, 중랑천 생태교란종 민물거북 모니터링 등이고 실천 활동은 탄소중립 실천 상점 조성, 한뼘공원 조성, 음식자원 순환 등이다.


교육 활동으로 체험형 생태연극, 시니어지역활동가 양성 등이, 캠페인 활동으로는 탄소중립 플로깅, 생태축제 등이 있었다.

녹색실천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민관협치기구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최근 ‘2022년 녹색서울 실천 공모사업 사례집’을 펴내고 네이버 카페(녹색서울실천공모사업) 게시판에 올렸다. 사례집에는 공모사업 소개, 2022년 추진내용과 실적, 단체별 사업 사례를 담았다. 단체별 사례에서는 사업의 목적과 내용, 성과와 함께 다양한 활동 사진을 볼 수 있다.

참여단체 대표, 활동가, 시민 등의 소감을 곁들인 사례들도 있다. 풀뿌리 환경단체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은 2020~2022년 반려동물(거북) 유기로 생길 수 있는 생태계 교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이정숙 대표는 “여름에 어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생태교란종 민물거북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처음으로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처음에는 개체 수만 조사하다가 점차 확대해 포획과 산란지 조사도 했다. 산란지를 조사해 알을 찾아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까지 시도해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공모사업 덕분에 서울시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남생이의 서식을 확인한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타서울이 참여 시민들과 지난 8월24일 동작구에서 분리수거와 배출 정보를 알리고 동네에서 실천해 보는 ‘우리동네 자원순환고수'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

2년째 서대문구에서 골목형 자원순환거점 활성화 사업을 펼친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은 ‘우리는 동네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일상에서 자원순환 실천 방법을 보여주고 동네에 재사용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왔다. 박혜린 팀장은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이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이 조성한 자원순환 거점 ‘도돌이’에서 이뤄지는 자원순환 양은 두 배 넘게 늘었다. 지역 학교 등과 연계 건수도 증가했다. 박 팀장은 “도돌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도 동네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민들에게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친환경 트럭으로 ‘찾아가는 자원순환 캠프’를 운영한 사단법인 이타서울은 현장 자원수거, 순환교육 등의 활동을 펼친다. 동네기반 분리배출 장소 등록, 발굴 등 조사·모니터링과 제도 개선 건의도 해왔다. 활동 참여자인 남상문씨는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만 이를 어떻게 실천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 어려워한다”며 “찾아가는 자원순환캠프 활동처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을 나부터 해보자’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12월 열린 2022년 녹색실천사업 최종 평가회에서 공모사업관리위원들은 입을 모아 적극적인 홍보를 강조했다. 공모사업이 취지를 잘 살려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 12명은 참여단체들의 활동 결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역의 공동체나 단체들과 연계해 활동을 이어가길 당부했다. 김정열 위원장은 “사업 결과가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시민들이 자원순환 실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 활동가들이 지난해 4월30일 중랑천에서 어복을 입고 어류 조사를 하고 있다.

참여단체 사업 간 연계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홍수열 위원은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해 수세미를 키우고 이렇게 만든 수세미를 골목형 자원순환 거점의 제로웨이스트숍에서 판매하는 등 단체 간 사업 연계가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녹색실천사업에서는 5개 분야(기후대기, 자원순환, 생태, 환경보건, 환경교육)의 지정사업과 일반사업 가운데 선택해 접수할 수 있다. 일반사업은 온실가스 감축, 자원순환, 시민 환경의식 증진 등을 위한 단체의 아이디어 사업들이다. 그동안 일반사업에 있던 자부담 규정은 지난해 없어졌다.

신청은 서울시 누리집(seoul.go.kr)에서 내려받은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서류와 함께 행정안전부 지방보조금시스템(보탬e, losims.go.kr)에서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앞서 사업설명회가 2월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유튜브 채널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서 생중계도 이뤄진다. 설명회에서는 추진계획과 예산편성 지침에 대한 설명에 이어 2022년도 우수사례 발표가 있다.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실천 공모사업의 공정성·투명성을 강화하고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정내용, 사업실행 계획서, 최종실적 보고서 등 추진 과정을 네이버 카페에 공개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